2018년에는 사라져야 할 잘못된 건강ㆍ과학 상식 8가지
2018년 1월 18일  |  By:   |  건강, 과학  |  No Comment

* 복스가 뽑은 잘못된 건강ㆍ과학 상식 8가지를 제목과 핵심만 요약했습니다. 과학적 근거, 과학적 사고라는 표현과 개념이 오남용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2018년을 반등의 해로 만드는 데 필요한 지침으로 삼을 만합니다.

 

1. 유권자는 사실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린다.

현대 대의민주주의를 떠받드는 여러 기둥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는 이 가정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허점 투성입니다. 실험실에서 거듭한 실험은 물론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도 여러 근거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일관되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뽑은 사람들 대부분이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에 대한 호감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에 관한 견해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사람들은 전체 유권자의 20~40%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을 듣는 것을 치과에서 이를 뽑는 것만큼이나 싫어합니다. 보수적인 유권자도 진보적인 의제를 추진하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이 정책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지지할 확률이 높습니다.

 

2. 무언가에 중독된 사람은 도덕적으로 실패한 사람

의사나 전문가들은 중독을 의학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선 여전히 의지가 부족하거나 도덕적으로 원칙이 없는 사람들이 무언가에 중독된다는 편견이 팽배합니다. 중독된 사람을 업신여기거나 경멸하는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이렇다 보니 정치인 가운데도 중독을 도덕적 결함으로 여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일이 더러 있습니다. 중독은 의학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3. 만성 요통을 치료하는 데 합성 진통제가 잘 듣는다.

일시적인 통증을 줄여주는 일이라면 몰라도 진통제는 요통을 궁극적으로 치료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4.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말은 “명백한 과학적 근거”와 같은 말

과학 연구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가장 흔히 접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실험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는 말입니다. 통계적으로 분석했을 때 얻는 p밸류값이 0.05보다 낮아야 틀린 가설(null hypothesis)이 무작위로 일어나 결과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낮다는 뜻이 됩니다. p밸류가 낮다고 해서 원래 세운 가설이 참으로 증명된 것은 전혀 아닙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가설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에 불과합니다.

 

5. 위약효과(placebo)는 아무짝에 쓸모없다.

실제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무언가 효과가 있으리란 믿음을 심어 변화를 일으키는 위약효과는 어느덧 여러 분야에서 속임수나 얄팍한 상술의 다른 말 정도로 그 의미와 효용이 격하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구진은 위약효과가 생각보다 여러모로 쓸모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사가 직접 환자 앞에서 친절하게 설명하며 어떤 약을 처방하면 실제 약효와 관계없이 위약효과가 증폭된다는 연구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나타나는 위약효과를 관찰하는 사람에게서 위약효과가 더 잘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실제로 위약효과가 나타날 때 뇌에서 자연적인 진통, 마취 성분이 더 많이 나온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어차피 위약효과에 불과해.”라는 말로 위약효과를 통해 이룩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마저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6. 살 빼는 데 운동이 최고다.

새해를 맞아 꾸준히 운동하겠다는 결심 세우신 분 많을 겁니다. 운동을 하면 당연히 건강해집니다. 이는 논쟁이 필요하지 않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살을 빼기 위해 첫 번째 처방으로 운동을 선택했다면, 그 전에 식사 시간이나 먹는 양을 조절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살 빼는 데는 운동보다 식단 조절이 우선이라는 것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논쟁거리도 되지 않습니다.

 

7. 동종요법은 효과가 있다.

동종요법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200년도 더 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사라질 법도 한데, 여전히 끈질기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동종요법에 대한 규제를 잇따라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이제는 동종요법을 바탕으로 한 건강보조제 같은 제품도 의약품에 준하는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8. 기후변화의 진실을 따져봐야 한다.

아직도 기후변화를 정치적, 문화적 원인에서 비롯된 ‘논란’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엄밀하고 명백한 과학적 근거가 이렇게 많은데도 여전히 기후변화를 ‘세속적 종교’에 빗대어 흘겨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개인의 자유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과학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명백한 사실과 억지 주장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의 활동이 이례적으로 급진적인 기후변화를 초래했다는 주장은 논란이나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입니다.

참고기사: 복스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