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시대의 경제성장
2017년 4월 6일  |  By:   |  경제, 세계, 칼럼  |  1 comment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케네스 로고프 교수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4월 4일 기고한 글입니다.

지난 9년간 매번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예상을 하향 조정해오던 경제 정책 입안자들은 2017년 숫자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포퓰리즘의 득세에도 불구하고 2017년 전 세계 경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의 성장세가 매우 뚜렷하지만, 유럽은 미국보다 더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개발도상국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개발도상국은 미국 금리 인상 때문에 긴장하고 있지만 결국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였기 때문에 자국 경제 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더욱 수월해졌습니다.

큰 틀에서 전 세계적 리플레이션(reflation)은 이해할 만한 현상입니다. 극심한 경기침체는 아주 긴 불경기로 이어집니다. 저와 카르멘 레인하트가 10년 전 예상한 것처럼 이런 상황에서 6년에서 8년 정도의 저성장 기간은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많은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길었던 경기침체는 끝나고 이제는 견고한 성장 시대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포퓰리즘이 이 성장기반을 약화하진 않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이 성장세가 포퓰리즘적인 세계 지도자들을 억제할 수 있을까요?

이번 달 말경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에서 진행될 국제통화기구(International Monetary Fund)와 세계은행(World Bank) 회의에서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과 재무장관들이 회동할 예정입니다. 아마도 그 자리에서 누군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수주의적 정책을 비판한다면 그 사람은 트럼프의 트위터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 둘이 원만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그 피해가 클지는 너무나 자명합니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 관세를 사용하거나 선택적으로 중국이 들고 있는 미국 채무를 불이행하는 방법을 사용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수입 관세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가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채무 불이행의 경우 그 부정적인 여파가 훨씬 클 것입니다.

만약 트럼프가 중국을 설득해서 대중 수출을 늘리고 북한을 억제하도록 중국을 유도한다면 트럼프는 무언가 이루어 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전략이 전반적으로 무역을 축소하는 것이라면 그 전략은 많은 미국 노동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포퓰리즘이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포퓰리즘을 표방한 후보들은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그리고 독일에서도 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곧 선거가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포퓰리스트가 승리한다면 유럽, 그리고 전 세계에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대선후보 마린 르펜(Marine Le Pen)은 유럽연합을 해체하고 싶어 합니다. 그녀는 “유럽 시민들은 더는 유럽연합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아직은 유럽연합에 우호적인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기는 분위기이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르펜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분노한 유권자들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과 러시아가 선거를 조작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곧 돌아오는 프랑스 대선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 선거는 아직 1년 정도 남았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포퓰리스트 후보인 베페 그릴로(Beppe Grillo)는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르펜과 마찬가지로 그릴로도 유럽연합 시스템에 반대합니다. 만일 이탈리아가 유로화 시스템으로부터 분리된다면 세계 경제에는 분명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탈리아의 경제가 어떻게 경기 침체를 탈출할 수 있는지 그 해결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유로 시대에 조금 감소하였습니다. 낮은 인구성장률과 늘어만 가는 국가 부채를 생각할 때 이탈리아의 경제전망은 어둡기만 합니다. 대다수의 경제학자가 그래도 이탈리아가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몇몇 경제학자들은 유로화 시스템이 이탈리아 경제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최대한 빨리 탈퇴해야 한다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합리적인 정책이 밑받침된다면 당분간 세계 경제는  견고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항상 포퓰리즘을 조심해야 합니다. 빠른 성장 만이 포퓰리즘을 밀어낼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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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준학

    잘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