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했던 말, 가감없이 원문 그대로 찾아드립니다.
2017년 4월 3일  |  By:   |  세계, 정치  |  No Comment

“구제 불능인 무능한 대통령은 탄핵해야 마땅한 거 아닌가요?”

“벌써 목요일.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의료보험을 잃었을까요?”

“지구 온난화라는 개념 자체가 미국 제조업 경쟁력 떨어뜨리려고 중국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잖아요, 몰랐어요?”

“루저 인생의 대명사인 스눕독 같은 사람이 만약 나 닮은 사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 닮은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는 뮤직비디오를 냈다면 어떻게 됐을까? 당연히 감방에 처넣으라고 난리가 났겠지!”

“최악이다! 오바마가 선거 승리 직전에 트럼프 타워에 도청 장치를 달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게 매카시즘이 아니면 뭐냐!”

“선거인단 제도는 한마디로 민주주의에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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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트럼프 대통령이 들으면 어떤 놈이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지 불쾌해할 법한 트윗들입니다. 이 트윗의 작성자는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본인입니다.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관리하는 누군가 있었다면 그 사람의 검토를 거쳤겠지만, 아마도 트럼프 본인이 트럼프답게 주변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말을 마구 내뱉었을 가능성이 크죠. 하버드 니먼 재단이 트럼프가 직접 내뱉은 말만 모아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작업에 나선 빌 프리츨링의 팩트베이스(Factba.se)를 소개했습니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의 부회장이던 빌 프리츨링은 지난해 미국 대선 결과를 잘못 예측한 수많은 언론인 가운데 한 명입니다.

“선거 전에 여론조사 추이 등 몇 가지 자료를 토대로 민심의 향배를 예측해 봤어요. 이미 승패가 갈린 게임이라고 생각했죠. 다른 언론들처럼 저도 꽤 확신을 갖고 말했어요, 9시 전에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확정될 테니 일찍들 주무시라고. 그 예측은 모두 알다시피 완전히 빗나갔죠. 기자도 먹물이라면 다른 사람들처럼 뭐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으니 제 예측이 틀렸다는 사실 자체는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다만 왜 이렇게 분명해 보이던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대로 둬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가짜 뉴스, 필터 버블, 저소득층이나 소외 계층의 귀를 열 만한 뉴스를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엘리트 언론의 병폐까지 다양한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프리츨링은 이 가운데 특히 언론의 탈을 쓰고 음모론과 중상모략을 진실로 포장해 퍼 나르는 가짜뉴스 사이트가 제일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연구진, 언론, 또는 직접 사실을 확인하는 데 관심이 많은 일반 대중에게 중요한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정확히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가짜뉴스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저는 “원문 그대로” 보여주는 법을 택한 거죠. 누군가의 연설 전문,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전체를 가공 없이 전부 다 보여주면 “맥락을 왜곡한 악마의 편집”이라는 비판 자체가 성립하지 않죠. 그 사람의 말과 글을 전부 다 보여주면요. 다만 원문을 정확히 찾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이 사실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프리츨링은 Factba.se라는 웹사이트를 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 말과 쓴 글, 그리고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콘텐츠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모아놓고 이를 키워드에 따라 찾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팩트베이스에 수록된 기록물은 선거 당시 트럼프 후보 측이 내놓은 정책 공약집, 백악관 공식 일정, 백악관 공식 소셜미디어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트위터 계정 @realdonaldtrump 등입니다.

0.99달러에 살 수 있는 아이폰 앱 트럼프 피드도 있습니다. 트럼프 피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는 사실상 모든 편지와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모아 저장합니다. 트럼프 본인이 직접 쓴 트윗이든 백악관 담당 직원이 쓴 것이든 소셜미디어에 올랐다 이내 지워진 메시지도 다 담겨있습니다. 트럼프가 했던 연설 대본을 볼 수 있고, 매주 진행되는 백악관 주간 브리핑 영상도 주요 단어별 정리와 감정 분석이 가능합니다.

프리츨링은 팩트베이스를 찾는 이들의 대부분이 CNN, 뉴욕타임스, AP통신, 워싱턴포스트 같은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라고 전합니다. 사람들이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20~30분으로, 이는 이들이 해당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검색 결과로 나온 정책 문서들을 실제로 찬찬히 읽어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프리츨링은 비슷한 문서나 정보, 동영상을 모으는 다른 기관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지난해 7월부터 트럼프가 올린 모든 트위터 화면을 캡처해 뒀습니다. 올렸다가 슬쩍 지운 것도 다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 이 자료를 받고 싶은 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보내드릴 겁니다.”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면 그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바로바로 따져볼 수 있는 팩트체크용 저장소도 있습니다.

프리츨링은 언론사를 그만두고 아예 팩트베이스 사이트 개발과 사업 확장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에 관한 모든 자료는 대중에 무료로 공개돼 있습니다. 팩트베이스는 트럼프에 관한 모든 것을 찾는 검색 알고리듬을 가다듬어 다른 사안에도 효과적인 검색을 하는 솔루션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팩트베이스의 모회사는 날씨나 지리 관련 정보를 모으는 실험을 관장한 칸티미디어(Canty Media)라는 회사로, 프리츨링의 아내와 처남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달리 표현할 것도 없이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뜻의 Factba.se가 바로 우리의 최종 목표이자 미션이에요. 지금은 돈을 벌 생각이 없어요. 0.99달러 가격도 최소한의 비용을 충당하고 나면 남는 게 없죠.”

 

프리츨링은 장기적인 목표를 덧붙였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동영상이든 문서든 음성이든 뭐든 검색어로 입력만 하면 관련 문서에서 키워드를 뽑아내고 연설을 분석하며 사진에 누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알려주는 진일보한 검색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방송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검색 알고리듬을 보여주면 깜짝 놀라더라고요. 자체적으로 자료를 찾을 때 쓰는 방식보다 낫기 때문이죠. 그때 저는 어쩌면 이쪽을 계속 파면 의미 있는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니먼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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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베이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