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메리칸 드림을 파괴한다고요? 사실이 아닙니다
2017년 2월 24일  |  By:   |  경영, 경제, 세계  |  No Comment

세계화를 지지하는 이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는 행보, 즉 징벌적 관세 부과와 이민자 추방을 비난하지만, 막상 트럼프가 현재의 지위에 오르게끔 한 최근의 경제적 난국에 대해서는 애매하게만 언급합니다.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포럼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의 경제적 문제들이 로봇 때문이라기보다는 세계화로 인한 영향 탓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1월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흐름은 해외무역 때문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지속하는 자동화야말로 대다수 중산층의 직장을 위기에 몰아넣는 주범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비록 보호무역주의나 외국인 혐오만큼 위험하진 않을지라도, 로봇을 비난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과 그 해법을 흐립니다.

현대 로봇의 부상은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대체하리라는 오래된 낭설의 맨 마지막 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는 시절이 좋을 땐 영웅이요, 나쁠 때는 악당입니다. 오르지 않는 월급에 오랜 기간 의존해 온 중산층으로서는 로봇을 비난하는 수사에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자료에 따르면 로봇에 대한 공포가 실제 발전속도를 월등히 앞지릅니다. 자동화가 빠르게 가속화된다면, 줄어든 노동자의 일자리를 기술이 대체하면서 생산성이 향상하고 자본에 대한 투자 역시 급증하겠지요. 그러나 실제로 이 두 가지 모두 2000년대 들어 감소추세입니다. 혁신은 언제 어느 시대건 일어나지만, 자동화 문제의 본질은 로봇이 아닙니다. 정치입니다. 지난 몇십 년간 기술이 발전하며 늘어난 부를 노동자들에게 분배하는 데 실패한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전 시대는 지금과 달랐습니다. 20세기 초반에 미국에서 일어난 농장 자동화 때문에 교외 지역에서 도시로의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날 때, 농업에 기반을 둔 주들은 공립 고등학교를 설립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했습니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새로운 기술의 시대가 도래할 무렵, 미 육군 보병들은 베테랑에서 대학 졸업자로 변신했습니다. 늘어난 생산성 덕분에 미국 자동차산업이 큰 이윤을 내면서, 노조는 그에 따른 임금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임금을 낮게 유지하여 이윤을 늘리려던 기업의 노력은 초과수당제와 연방 최저임금으로 인해 무산됐습니다.

세계 2차대전 후 약 몇십 년간 생산성과 임금은 함께 상승했습니다. 근무 및 수당에 대한 보호가 취약해질 즈음까지 말이죠. 공교육은 외면당하고, 노조는 약화되고, 조세 개편은 부유층에 혜택을 주었으며, 노동기본권은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정치가들이 그들의 실책에 뒤이은 시련을 이민자들과 로봇 탓으로 돌리는 동안, 결과적으로 기술개발에 뒤따르는 이득은 상위계층에 집중되었고 중산층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효과 없는 정책은 개편되어야 하며, 새로운 대안 역시 필요합니다. 기업과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 정책을 통하여, 현재의 인력을 예상 가능한 기술발전에 대비할 수 있게 돕는 직업훈련 및 재교육에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육 및 실버케어를 지지하는 법안은 현재의 피고용자들이 삶의 기반을 잃는 대신 경제적 변화에 더 잘 적응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경제사를 놓고 볼 때 자동화는 인력을 대체하는 것 이상의 혜택을 남겼습니다. 특정 산업이 사라지는 동안 또 다른 직군이 부상했습니다. 경제성장에 뒤따른 수요 증가 덕분에 요식업에서 건강산업에 이르는 여러 비기술직종이 혜택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대중의 신뢰를 받는 공공정책만이 성장에 따르는 부를 폭넓게 분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를 차지한 공화당의 책임이지요 —  미국은 로봇이 아닌 정책입안자들을 비난해야만 할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