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치 시스템의 필요성
2017년 2월 1일  |  By:   |  세계, 칼럼  |  1 comment

영국이 유럽 연합에서 탈퇴하기로 한 사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통해 우리는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견해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계화에 적응한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 1980~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말. 역자 주)와 국가주의적인, 연금을 받으며 사는 고령 세대 – 토머스 프리드먼의 표현을 빌리면 “웹 세대”와 “벽 세대” – 사이에는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두 세대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기존 정치 시스템이 두 세대 모두 포용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고령 세대는 자유 무역, 자유로운 이동, 자동화 기술 등이 그들의 일자리를 뺏어가고 경제적인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매우 비관적인 주장에 동의합니다. 어린 세대는 다가올 미래와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 훨씬 낙관적이고, 사회의 발전에서 낙오된 사람들에 대해 훨씬 더 안타까워합니다.

비관주의자들이 이겼고 그들은 매우 희망에 차 있는 듯합니다. 낙관주의자들은 이제 최악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두 세대가 기술과 세계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적어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두 세대 모두 기존 정치 시스템에 매우 회의적입니다. 두 세대 모두 대의민주주의가 붕괴했다고 생각합니다. 벽 세대는 기존 시스템을 무너트리면 그나마 더 나은, 그들에게 익숙한 예전의 시스템이 다시 생기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웹 세대는 마치 기술이 언론과 택시, 호텔 등을 변화시킨 것처럼, 정치 시스템도 기술에 의해서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소셜 미디어에 관한 연구를 하는 야체슬라브 폴론스키(Vyacheslav Polonski)는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정치 시스템은 18세기, 19세기 이후 크게 발전한 것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폴론스키에 따르면 기존 정치 시스템은 단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생기기 이전에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텔레비전과 라디오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경제 체제는 이미 선택과 참여, 개개인에 최적화된 전략 등을 향해 발전해 나가고 있는 데 비해 정치 시스템은 아직도 관료적이고 특정 이익집단들의 편의를 더 고려하고 이미 시들어 가고 있는 정치정당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폴론스키는 언젠가는 “사람들이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책이나 생각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결과 “정치는 더 분권화되고, 더 개방적으로 되면서 사람들의 의견이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폴론스키의 친구인 마리아 루이사 마티네스 디바보어(Maria Luisa Martinez Dibarboure)는 디지털 정당인 엘 파르티도 디지털(El Partido Digital)의 창립자입니다. 디바보어는 기존 시스템이 시민의 의견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엘 파르티도 디지털은 그들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을 국회의원에 당선시키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후 그 국회의원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에서 의사결정에 대해 투표를 한 후 투표에서 나타난 표심에 따라 의정을 수행하는 것이 엘 파르티도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유권자들은 그들의 표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에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본인의 표를 경제학자에게 준다거나, 과학에 대한 사안에 관한 표는 과학자에게 줄 수 있습니다.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1945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즐겼던 호황을 누리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때는 조직적인 행동, 분배에 대한 사회적 합의, 빠른 경제 성장이 뒷받침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다릅니다. 오히려 반대로 세계화와 이민에 대한 반발이 세계 경제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또한, 요즘은 재분배라는 단어가 정치적으로 예민한 단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므로 벽 세대가 원하는 예전 정치는 답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웹 세대가 추구하는 정치도 좋은 해결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정치는 매우 창의적이고, 기존 시스템을 뒤엎을 수는 있겠지만, – 아랍의 봄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처럼 – 이 시스템이 지속 가능한지는 아직 검증된 바 없습니다.

고령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기존 시스템에 대해 불만이 있습니다. 지난 몇십 년간 경제적 발전이 모든 세대에 잘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정당들은 자신의 이권에 집착한 나머지 그들이 대변해주어야 하는 지역사회를 경시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은 오히려 더 많은 테러리스트를 낳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무역과 이민 시스템에 대해 회의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기존 정치에 대항하는 움직임에 맞서서 기존 정치 시스템을 고수하려고 하기보다는, 시민들의 요구에 시의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젊은 세대와 고령 세대는 그들의 의견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그 요구에 맞춰야 할 차례입니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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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www.fruitfulife.net/ 열매맺는나무

    우리에겐 1945년 즈음의 호황은 없었지만 web 세대와 wall 세대 간의 공통점과 간극은 매우 흥미롭네요.
    가끔 들어올 때 마다 신선한 소식 접할 수 있어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