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버거 함정 – 트럼프가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조심해야 하는 것
2017년 1월 18일  |  By:   |  세계, 정치, 칼럼  |  No Comment
  •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스쿨의 조지프 나이 교수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안정적인 세계 질서를 유지하려면 다음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입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패권 국가가 신흥 강국을 지나치게 두려워 할 때 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킨들버거 함정(Kindleberger Trap)입니다. 킨들버거 함정이란 마셜 플랜을 설계한 찰스 킨들버거가 제시한 이론으로, 새롭게 등장한 패권 국가가 기존 패권국이 생산하던 공공재(public goods, 역자: 이 글에서는 안정적인 환경, 안정적인 금융시장, 자유로운 해상 무역 등을 의미합니다.)를 제공하는 데 실패할 때 전 세계적 재앙이 발생한다는 이론입니다. 각국 정부는 내부적으로 자국을 위한 공공재를 생산하지만 전 세계적 공공재는 주로 강대국이 공급합니다. 중국이 과연 전 세계적 공공재를 제공할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질서에 기여하지 않고 이미 만들어진 질서에 무임승차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지금까지 기록만 본다면 중국은 기여할 때도 있었고 무임승차할 때도 있었습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 Security Council)의 상임이사국으로서 어느 정도 이익을 챙기는 한편 유엔 평화유지군에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에볼라와 기후변화에 관련된 유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또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 등 국제 경제 기구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의 주장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한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거부했습니다.

종합해보면 중국은 현재 세계 질서를 뒤엎기보다는 기존 질서 안에서 영향력을 키워 나가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다면 중국이 세계 질서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질서에서 자국의 이익을 얻어 내는 데 혈안이 되어 전 세계가 킨들버거 함정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투키디데스 함정 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미국이 중국을 필요 이상으로 위협적이라고 오판할 때 전 세계는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사실 투키디데스 함정에 대한 이론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패권국이 내놓는 일련의 잘못된 정책들이 전 세계를 재앙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트럼프는 킨들버거 함정과 투키디데스 함정 모두 조심해야 합니다. 즉, 트럼프는 중국을 너무 얕잡아 보아서도 안 되고, 너무 두려워해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트럼프는 인류 역사를 고통스럽게 할 수도 있는 오판, 오해, 그리고 신중하지 못한 결정들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