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 아트와 인종문제
2016년 12월 8일  |  By:   |  문화, 세계  |  No Comment

오슌 아프리크 씨는 몸에 35번째 문신을 새기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녀는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얻어 크리스토퍼 멘사라는 타투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가게를 방문했죠. 문신을 새기려는 고객들이 아티스트들의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찾아보는 것은 필수 과정이 되었습니다. 아프리크 씨가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기준으로 삼은 것은 작품의 예술성, 그리고 포트폴리오에 흑인 고객이 등장하는가였습니다. 자신과 같은 붉고 짙은 갈색 피부에 작업한 적이 있는 아티스트를 찾는 것이죠.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하는 아티스트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아프리크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15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기 타투 아티스트 케이틀린 토머스를 예로 들었습니다. 토머스의 포트폴리오에는 어두운 피부를 가진 고객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아프리크 씨는 이것이 은연중에 밝은 피부를 미의 기준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투 아티스트들이 10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잉크 마스터(Ink Master)”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참가 아티스트들의 작품 수백 점이 올라와 있지만, 흑인의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습니다. 두 번째 시즌의 우승자는 한 에피소드에서 피부색이 어두운 “인간 캔버스”를 배정받고 자신의 기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며 좌절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크 씨가 언급한 타투 아티스트 토머스는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작품은 밝은색의 피부에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며, 피부색이 어두운 고객도 받기는 하지만 포트폴리오에서 다양성을 드러내는 것이 자신의 의무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포토샵으로 포트폴리오용 사진의 피부색을 더 밝게 조정하기도 하는 그녀는 이것이 특정 인종에 대한 배제가 아니라 특정 피부톤을 가진 고객들을 집중 공략하는 브랜딩 전략이라고 소개했죠.

아프리크 씨가 선택한 아티스트인 크리스토퍼 멘사는 어두운 피부톤에 어울리는 문신의 색과 크기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어두운 피부는 더 까다롭다는 선입견을 품고 있고, 어두운 피부에 작업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지 않으려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최근 들어 어두운 피부에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의 수가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멘사 씨가 처음 업계에 발을 들인 20년 전까지만 해도 흑인 타투 아티스트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요.

아프리크 씨의 몸에 새겨진 문신들도 대부분 흑인 아티스트가 작업한 것들입니다. 헤어디자이너인 그녀는 자신의 작업을 예술이라고 여기며, 문신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액세서리입니다. 그녀가 아티스트와의 의논 끝에 선택한 35번째 작품은 아프리카의 뿌리를 되찾는다는 의미의 새 문양(sankofa bird)입니다.

“날이 춥지만 자켓을 입지 않고 문신을 자랑하겠어요.”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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