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편견, 아이들이 그대로 배웁니다
2016년 11월 23일  |  By:   |  문화, 세계, 정치, 칼럼  |  No Comment
  • 이 칼럼은 미 대선 전에 발행되었습니다. – 역주

얼마전 30개월 된 딸이 화제의 트럼프 비디오에 대해서 물어왔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흔히 그러는 것처럼, 저도 설마 알아듣겠냐는 생각으로 아이 앞에서 함부로 이야기를 했던 것이죠. 하지만 아이에게도 귀가 있었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려고 나온 사람이 나쁜 말을 해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이가 눈물을 터뜨리는 바람에 저는 꼭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태도의 발달을 연구하는 심리학 교수로서 저는 이게 정말 괜찮은 일일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차 TV 대선 토론회에서 클린턴은 “트럼프 효과”라는 신조어를 소개하면서, 학원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죠. 아이들이 정말 트럼프 선거 캠프의 부정적인 태도들을 보고 배우는 것일까요? 트럼프의 언행을 보고 인종이나, 종교, 성별, 장애를 가지고 타인을 비하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까요? 구체적인 질문에 답하려면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기존의 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답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문화를 스폰지처럼 빨아들입니다. 옷 입는 방식, 먹는 것, 말하는 것 전부를요. 그 덕분에 자신이 속한 사회에 걸맞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사회적 규범을 익히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특정한 사회적 집단의 지위와 가치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노골적인 시각, 또 덜 노골적인 시각도 모두 흡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발달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유치원 갈 나이가 되면 이미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인종에 대해 취하는 태도를 모두 습득한 상태가 됩니다. 특정 집단을 높은 지위와 긍정적인 이미지와 연결짓는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아이들이 특정 집단의 사회적 지위를 습득하는 속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한 실험실 환경에서는 아이들이 단 몇 분만에 더 부유한 집단을 골라냈고 부유한 사람들이 더 좋다는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성별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아주 미묘한 신호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남녀 차별없이 똑같이 대하되, 남녀 학생의 그림을 따로 모아 걸게 하는 등 남녀를 단순히 구분짓는 행동만 더 해도 수 주 안에 아이들의 젠더 스테레오타입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죠.

아이들이 부정적인 정보를 더 강렬하게 받아들인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제가 참여했던 공동 연구에서는 아이들이 타인의 긍정적인 행동보다 반사회적인 행동의 세부 사항을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트럼프처럼 어떤 집단 전체를 위험한 집단으로 단정짓는 화법이야말로 아이들이 내면화시키기 좋은 사례입니다.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사회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키는 쪽으로 발전해왔고, 젊은 세대는 분명 자신과 다른 집단에 대해 더 포용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도 긍정적인 정보를 꾸준히 접하게 되면 바뀔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분명한 것은 트럼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우리 사회가 받을 영향은 정책적인 영향 그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미래 세대는 트럼프의 태도를 물려받게 될 것입니다. 클린턴이 대통령인 세상에서 소녀들이 과학자는 물론 대통령을 꿈꾸게 되는 것과는 사뭇 다르겠죠.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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