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CEO 히로시 미키 미키타니] 일본 기업은 공식 비즈니스 언어로 영어를 써야 합니다
2016년 5월 3일  |  By:   |  경영, 경제  |  2 Comments

* 일본에서 가장 큰 전자 상거래 사이트인 라쿠텐(Rakuten)의 창업자이자 CEO인 히로시 “미키” 미키타니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입니다.

5년 전, 저는 대부분이 일본인이었던 관중 수천 명 앞에 서서 영어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그 순간부터 제가 CEO로 있는 일본의 가장 큰 전자 상거래 기업 라쿠텐에서 공식 미팅에서 내부 이메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을 영어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충격 받은 모습이 역력했던 관중들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그들의 그런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 그 어떤 주요 일본 기업도 공식 사업 언어를 바꾼 적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영어를 회사의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저의 이런 결정은 무수한 비난을 받았습니다. CEO들끼리 공식적으로 서로 비난하는 것이 극히 드문 일본에서 어떤 동료 CEO는 저의 결정을 두고서 “바보 같다(stupid)”고 논평했습니다. 일본 사회가 저의 결정을 문화적으로 수용하기까지는 고난의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기술 발전과 세계화는 일본 기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렇게 상호 연결된 인터넷 시대에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장의 언어, 즉 영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비록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중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보다 훨씬 적지만 영어는 전 세계 비즈니스의 공식 언어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기업은 여전히 일본어라는 언어의 비눗방울 안에만 머무르려고 합니다. 이는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내수 시장만을 노리고 세계 시장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런 태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정당화하기 어렵습니다. 영어를 공식 사업 언어로 하는 것은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일본 직장인들의 시야를 세계로 넓힐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데 따르는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영어에는 지위에 따라 단어나 표현이 바뀌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높임말이 일본어처럼 복잡하지 않죠. 따라서 영어를 사용하면 일본어로 대화를 나눌 때 만연한 위계적이고 관료적 장벽을 허물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회사의 언어를 영어로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회사 내부 조직의 대대적 개편이 이뤄질 것입니다. 자신의 경력에 대해서 큰 두려움이 없는 영어를 원래 잘하는 직원들이 상대적 위치가 높아지겠죠. 이는 비단 일본의 경우만이 아닙니다. 최근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에어 프랑스가 네덜란드 항공사 KLM을 합병한 뒤 영어를 공식 언어로 한 결정이 영어에 능통한 직원들의 지위를 높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포를 심어줬습니다.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회사원이 영어에 능통하지 않은 상황은 많은 도전을 의미합니다. 아시아국가 중에서 일본의 영어 능숙도는 13위로 중국이나 한국에 뒤처져 있습니다. 라쿠텐의 경우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 영어로 진행된 공식 미팅은 어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영어를 공식 언어로 정한 뒤 처음 열린 이사회 미팅은 4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평소보다 두 배도 더 오래 걸린 겁니다. 이사들이 일본말로 의견을 말할 수 있는지를 물었을 때, 저는 단호히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 당장은 힘들지라도 이런 시도가 결국에는 회사에 이득이 될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현재 라쿠텐 직원의 90% 이상이 회사가 요구한 영어 능숙도를 갖췄습니다. 이런 성과는 회사 운영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저희 직원들은 언제든 전화를 받아서 통역사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원 개인 차원에서도 변화가 느껴집니다. 영어가 두려워서 회사를 떠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한 매니저는 마음을 바꿔 필리핀에 있는 집중 영어 수업을 이수했고, 그는 여기서 한국과 중국에서 영어를 정복하기 위해 굳은 마음을 먹고 온 다른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의 영어 실력은 빠르게 늘었고 회사 내에서의 지위도 덩달아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영어를 통해서 사업에 관한 국제적 시야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요인들과 더불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한 결정 덕분에 라쿠텐은 미국의 이베이츠(Ebates)나 프랑스의 프라이스미니스터(PriceMinister)와 같은 전자 상거래 사이트를 인수하면서 사업을 일본 외의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라쿠텐은 메시지 앱 바이버(Viber)를 인수했고 미국의 스타트업인 리프트(Lyft)와 핀터레스트(Pinterst)의 소수 지분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영어를 사용한 것은 우리가 사들인 기업의 경영팀이 외국 회사가 자신의 회사를 사버렸다는 인식을 갖지 않게 함으로써 인수 과정을 훨씬 더 순조롭게 만들었습니다.

영어를 공식 사업 언어로 사용하면서 일본인이 아닌 직원을 더 많이 고용하게 됐습니다. 2011년 이후 우리가 새로 고용한 엔지니어의 80%가 외국인입니다. 이와 더불어 전형적인 일본 회사에 넘쳐나는 단조로운 남색 양복 대신 좀 더 격식 없는 문화가 사무실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하고 현대적인 문화는 아무런 활기가 없는 일본의 기업 문화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일본의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 성장은 둔화하고 있고요. 코딩 엔지니어와 디지털 전문가는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 경제를 따라잡고 경제 성장과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일본의 국경을 넘어서서 재능있는 사람들을 일본 기업으로 유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영어를 공식 사업 언어로 사용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원문보기

  • Heather

    좋은 글 고맙습니다

  • 게이러가죽

    일본에 있는 일본 기업이 영어로 회의를 한다니 정말 획기적이군요. 벌써 5년이나 되었는데 이제서야 소개되는 게 오히려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