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 중심의 직업군에 진출하면 그 직업군의 임금이 하락합니다
2016년 3월 21일  |  By:   |  경영, 경제  |  No Comment

여성의 평균 소득은 남성의 평균 소득보다 여전히 20% 낮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는 도대체 왜 좁혀지지 않는 걸까요? 최근 새로 발표된 논문은 성별 임금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여성이 하는 일이 남성이 하는 일에 비해서 그만큼 가치 있게 여겨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미국에서 여성의 교육 수준은 현재 남성보다 높으며 직장 경험도 남성과 비슷하고 고소득 직업을 좇는 비율도 비슷합니다. 따라서 성별 임금 격차를 단순히 여성이 교사나 사회 복지사와 같이 임금이 낮은 직업을 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전통적으로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직업군에 많은 여성이 진출하는 경우, 이 여성들이 기존의 남성이 하던 일과 거의 똑같은 업무를 수행해도 이 직업군의 임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뉴욕대학 사회학과의 파울라 잉글랜드 교수는 말합니다.

“똑같은 업무를 여성이 수행하면 남성이 할 때보다 덜 중요해 보이거나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성별에 기반을 둔 편견이 이런 현상을 설명합니다.”

잉글랜드 교수는 코넬대학 연구진과 함께 이번 논문을 썼습니다.

연구팀은 1950~2000년 미국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교육 수준, 직업 경험, 기술, 인종, 그리고 지역과 같이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여성이 전통적으로 남성의 직업으로 인식된 직업에 대거 진입하면 그 직업군의 임금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패턴은 놀이공원이나 캠프 같은 소위 레크리에이션(recreation) 분야의 직업군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 직업군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남자가 하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00년에는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성이었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고 나면 이 분야의 임금은 57%가 하락했습니다. 공원에서 입장권을 발매하는 직업의 경우 이 기간에 대부분 남성에서 대부분 여성으로 성비가 급변했는데 거의 같은 일을 함에도 임금은 43%가 감소했습니다.

비슷한 현상은 전통적으로는 남성의 분야였지만 여성들이 대거 진출한 디자이너(임금 34% 하락)나 생물학자(임금 18% 하락)와 같은 분야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반면 전통적으로 여성의 직업이라고 여겨지던 직업에 남성이 대거 진출하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여성이 하던 상대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남성 프로그래머의 숫자가 여성 프로그래머를 넘어선 이후 프로그래머의 임금은 상승했고 명망 있는 직업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는 좁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 차이는 존재합니다. 남성이 다수인 직업군의 평균 주급은 962달러인데 이는 여성이 다수인 직업군보다 21%가 높습니다. 코넬대학의 경제학자 블라우 교수와 칸 교수의 연구는 오늘날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성별 임금 격차의 51%를 설명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성은 블루칼라 직업군보다 화이트칼라 직업군에서 전통적으로 남성이 다수를 차지했던 분야에 더 많이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성별 임금 격차는 고소득 화이트칼라 직업군에서 가장 큽니다. 이 직업군에서는 오랜 시간 직장에 남아 근무하는 것을 요구하고 노동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해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즉, 육아와 가사 부담이 더 큰 여성들은 이런 유연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블라우 교수와 칸 교수는 성별 임금 격차 가운데 순전히 차별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9%라고 결론 내립니다. 하지만 차별이 여성에게 남성 중심의 고소득 직업군을 회피하도록 하는 등 간접적으로 성별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진은 지적합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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