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왕립은행, 여성 과학자의 얼굴을 10파운드 지폐에 넣다
2016년 2월 16일  |  By:   |  과학, 문화, 세계  |  No Comment

해왕성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19세기 과학자 메리 서머빌이 영국 여왕을 제외한 여성으로는 최초로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이 발행하는 지폐를 장식하게 됩니다. 2017년 새로 나올 10파운드 지폐에 얼굴을 올릴 인물은 페이스북 투표로 결정되었는데, 막판에는 부정 투표 의혹으로 잡음이 빚어질 만큼 관심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서머빌은 옥스포드 재학생들의 조직적인 페이스북 캠페인에 힘입어 총 4,100표를 득표, 경쟁자인 도시공학자 토머스 텔포드를 제쳤습니다. 텔포드는 투표 마지막날에 몰표를 받았지만, 페이스북과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은 이를 부정 투표로 파악하고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서머빌은 여성이 과학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시절에 태어났지만, 집안이 부유했던 덕분에 천문학과 지리학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서머빌은 천왕성의 궤도를 방해하는 가상의 행성에 대한 논문을 써서 해왕성의 발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옥스퍼드 대학 내 그녀의 이름으로 된 단과대학(Somerville College)이 설립되면서 학계에서 여성의 지위를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영국 총리를 지낸 마가렛 대처, TV 진행자 에스더 렌첸, 인도 총리를 지낸 인디라 간디 등이 1879년에 설립된 서머빌 칼리지 출신입니다.

이번에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이 지폐에 그려질 인물 후보에 여성을 포함하기로 한 것은 2013년에 있었던 논란 때문입니다. 당시 영국은행이 2016년부터 5파운드에 형무소 개혁 운동가였던 엘리자베스 프라이 대신 윈스턴 처칠을 그려넣기로 하면서, 영국 화폐에서 여성 인물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언론인 캐롤린 크리아도페레즈가 캠페인을 벌여 제인 오스틴의 얼굴이 10파운드에 다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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