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코커스 D-7, 가난한 지역은 찾지 않는 정치인들
2016년 1월 25일  |  By:   |  세계, 정치  |  No Comment

옮긴이: 다음달 1일 아이오와 주에서 열리는 민주, 공화 양당의 코커스(각 당의 후보를 지명하는 전당대회에 참가할 대의원을 뽑는 주(州)별 경선)를 앞두고 미국 모든 언론의 시선이 아이오와로 쏠리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파이브서티에잇” 팀이 아이오와 주의 주도 드모인(Des Moines)을 직접 돌며 발견한 특이사항에 관해 짧은 분석기사를 실었습니다.

지난주 저희는 아이오와 곳곳을 돌았습니다. 물론 저희의 베이스캠프는 주도 드모인이었죠. 저희의 주요 취재 대상이었던 양당의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오와 곳곳을 누빈다고 해도 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유권자들을 만나고 얼굴을 비추고 다닌 건 단연 가장 인구가 많아 당락을 좌우할 주도 드모인이었습니다. 지난주 드모인에서는 매일 어떤 후보가 개최한 어떤 행사가 적어도 하나씩은 열렸습니다. TV 뉴스를 아예 드모인에서 진행하면서 거기에 후보가 출연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후보들을 동행 취재하던 우리는 문득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도시를 동서남북으로 나눴을 때 도시 동쪽과 남쪽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별 행사가 열리지 않았던 겁니다. 실제로 지도를 펼쳐놓고 행사가 열린 곳과 빈도 등을 표시해보니 드모인강 동쪽과 공항 근처 남부에는 후보들의 발길이 대단히 뜸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지역의 공통점이 있다면 인구밀도가 낮고, 집값도 대체로 도시 평균에 비해 많이 낮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골라서 얼굴을 비추고 다닌다는 이유로 정치인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표를 따라 움직이는 게 당연한 정치인의 생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후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골목골목을 누비는 드모인 서쪽 지역과 거의 인구 밀도가 비슷한 구역이 도시 동쪽과 남쪽에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들도 민주당, 공화당 가릴 것 없이 대선 후보들로부터 사실상 외면 받았죠. 인구 밀도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이 동네들은 서쪽 지역에 비해 훨씬 가난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지난 대선 이후인 2012년 11월 17일부터 드모인 곳곳의 정치 행사를 기록한 데이터를 보면,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 주최하거나 참가한 행사가 총 416차례 열렸습니다. (공화당 행사가 314회, 민주당 행사가 102회) 이 가운데 공화당 행사의 85%, 민주당 행사의 82%가 도시 서쪽에서 열렸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라쿤 강 남쪽에서는 36차례, 드모인 도심을 기준으로 동쪽에서는 22차례밖에 행사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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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모인 서쪽에 치우친 정치인들의 유세(출처: 미국 인구조사국, 드모인 레지스터 / 파이브서티에잇)

정치인들이 동쪽과 남쪽을 외면한다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차를 몰고 그 동네를 둘러봤습니다. 철길을 따라 도시 동쪽으로 진입하자마자 그 이유를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주택 밀집지역도 없고 상가 등 비즈니스가 모여있는 곳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행사가 열린 곳 가운데 가장 동쪽에 위치한 플레젠트 힐의 인구밀도는 제곱킬로미터당 40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드모인 내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1/7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구밀도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플레젠트 힐보다 인구밀도가 훨씬 높은 구역이 도시 동쪽, 남쪽에 여러 곳이 있는데 이곳도 한결같이 정치인들로부터 외면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구밀도 대신 각 지역의 집값을 살펴봤습니다. (집값은 중위값(median home values) 기준)

드모인 각 구역의 집값. 짙은 녹색일수록 부유한 동네, 옅은 녹색일수록 가난한 동네. (출처: 미국 인구조사국, 드모인 레지스터 / 파이브서티에잇)

도심에서 열린 행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행사가 부유한 유권자들이 모여있는 곳에 집중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드모인 전체 집값의 중위값은 11만 7천6백 달러지만, 부유한 지역의 집값 중위값은 20만 달러를 넘습니다. 집값 기준으로 보면 중위값 3만 2천5백 달러로 가장 가난한 동네에 속하는 공항 근처 포트 드모인 박물관에서는 지난 4년 동안 바비 진달 의원이 가진 타운홀 미팅이 딱 한 차례 열렸을 뿐이고, 도심 동쪽의 또 다른 가난한 동네(집값 중위값 6만 6천9백 달러)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아무런 행사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도시 남쪽에서 그나마 부유한 편에 속하는 곳의 한 레스토랑에서 점심시간에만 일하는 바텐더 몰리 프릴 씨는 그 레스토랑을 찾은 정치인은 며칠 전에 버니 샌더스가 처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다른 정치인들은 이곳을 찾지 않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저희 레스토랑은 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길목에 있단 말이죠. 정치인들이 한번 얼굴을 내밀 법도 한 곳인데 정말 안 오더라고요. 아마 도시 남쪽은 아무도 오지 않으려 하나봐요.” (FiveThirty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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