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교육
“섹스, 성교, 정사, 고추, 음경, 질” 베이징의 중국농업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150명 대학생이 소리칩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미 성생활을 가지고 있고, 곧 시작할 사람도 있지요. 그러나 성교육은 대부분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사는 이러한 금기어를 크게 소리치는 것이 젊은이들이 섹스에 관해 더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도와줄 거라 기대합니다. 24살 루 중바오는 어릴 적 “바위에서 태어났다”고 배웠습니다. 대학교에서 여자 친구를 만나 성생활을 시작했으나 피임은 잘 몰랐죠.. 오늘 수업에서 그는 또 다른 질문을 하려 합니다. 자위는 건강에 안 좋나요?
1979년 완화된 것은 중국 경제 정책뿐이 아닙니다. 성생활에도 혁명이 일어났지요. 2012년 연구에 따르면 70% 중국인이 결혼 전 성관계를 가집니다. 다른 조사들은 70%보다 낮게 추정하지만 지난 30년간 더 많은 중국인들이 더 많은 파트너와 좀 더 어린 나이에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성교육의 부재는 제대로 피임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며, 이에 따라 낙태와 성병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공산당이 국민의 안방에 간섭하기 시작한 지는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순결을 중시하는 가부장적인 문화, 공산주의적 가치가 더해져 결혼 전 성교는 여전히 금기 사항으로 남아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이를 금지하던 법안도 1997년에서야 없어졌죠.
그러나 사회 분위기는 여전히 냉담합니다. 섹스에 관한 뉴스라고는 스캔들이나 범죄 사건 뿐입니다. 학교에서는 연애를 금지하고 “도덕 감시반” 을 만들어 커플이 생기는 것부터 차단하려 하죠. 혼외임신은 불법은 아니지만 아이를 호적에 올려 교육이나 복지 혜택을 받으려고 하면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중국의 젊은이들도 자유로워지고, 금전적 여유가 생기고, 해외 문물에 노출되면서 성교를 임신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분위기도 없어졌습니다.
일본, 한국, 대만에서는 성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중국 학교는 모호한 비유만을 사용할 뿐입니다. 1980년대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시행된 시범 프로그램은 널리 퍼지지 못했고, 2008년에서야 교육부가 교육과정에 성교육을 추가했으나 여전히 부족한 수준입니다. 축구나 패션처럼 성교육은 진짜 공부에 방해만 된다는 취급을 받습니다. “섹스가 시험 볼 과목은 아니잖아요.”
수업 중에도 교과서는 없습니다. “행복한 중학생” 이라는 교재는 정자가 난자를 만나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을 뿐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실제 성교의 개념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2011년 발간된 교재는 좀 더 자세히 설명하나 포르노 같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주요 메시지 또한 참으라는 겁니다. “테러 대비용” 성교육은 임신, 낙태, 에이즈의 위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시안의 대학교에서 있던 “후회 없는 청춘” 이라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결혼 전까지 순결을 지키겠다는 “약속의 카드”를 받았죠.
중국의 학교는 사랑, 소통, 신뢰, 거절하는 방법, 성추행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동성애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부모가 자식과 성 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일부 중국 기관과 해외 NGO 들이 활동하고 있으나, 올해 성추행 반대 캠페인을 벌이던 페미니스트 5명이 한 달간 수감된 이후로 사기가 꺾인 상태입니다.
늘어나는 유혹과 달리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성관계를 하는 24세 이하 여성의 25%가 실수로 임신합니다. 그중 절반은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 잘 모르거나 피임에 필요한 도구를 구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피임약은 결혼한 여성도 잘 쓰지 않습니다. 정부는 인간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아예 피임구를 설치하는 것을 선호했지요. 낙태 홍보에 비해 콘돔은 작년까지 TV 광고도 금지되었었습니다. 대학가 편의점에 콘돔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구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쓸 줄 모르고, “짝퉁 콘돔” 또한 성행합니다. 덕분에 성병도 증가하고, 91%의 신규 에이즈 감염자는 성적 접촉에서 생겨납니다.
이쯤 되면 낙태율이 높은 것도 놀랍지 않습니다. 한 자녀 정책은 낙태율을 크게 높였고, 병원들은 어떻게 다시 임신을 피할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2013년 낙태를 감행한 중국 여성 8만 명 가운데 37%가 두 번째 낙태였고 29%가 세 번째 이상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03년 이후로 낙태는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낙태에 대해 제대로 된 수치는 찾기 어렵지만, 건강 가족부는 매년 1,300만 건이 일어난다고 추정하고 국제생식건강기관 마리 스톱스는 약국에서 파는 약으로 피임하는 경우까지 합치만 4,000만 건에 다다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후자가 맞다면, 전 세계 낙태의 절반이 중국에서 일어나는 셈입니다. 매해 태어나는 아기 1명당 2.5명이 태어나지 못하고 사라진 셈이죠. 러시아에서는 아기 2명당 1명, 미국에서는 5명당 1명이 낙태를 거칩니다. 1,300만 건 수치를 사용하더라고 중국에서는 아기 1명당 1명이 낙태를 거친 셈입니다. 부끄러울 만한 수치죠.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