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 콜린스 칼럼] 왜 미국에서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가 줄어들고 있을까요?
2015년 10월 22일  |  By:   |  경제, 칼럼  |  No Comment

*옮긴이: 게일 콜린스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입니다.

일본은 이제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에서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자문위원회 수석위원인 제이슨 퍼맨(Jason Furman)은 “모든 다른 나라에서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가 늘어날 때 미국은 정반대 현상을 보입니다. 이제 심지어 미국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4개 선진국에서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율을 보여주는 차트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미국이 호주나 벨기에, 그리고 캐나다와 같은 나라보다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가 저조한 것이 새로운 정보는 아닙니다.”

퍼맨은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무엇이 문제인지 지적했습니다. “미국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율은 한때 전 세계 7위를 기록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20위입니다.” 미국에서 이뤄지는 많은 토론의 절반가량을 우리는 경제적 취약 계층에 관한 이야기에 씁니다. 왜 그럴까요? 엄청나게 많은 부가 이미 부유한 사람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죠. 동시에 노동조합의 역할은 점점 약해지고 있고요.

하지만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가 줄어드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이는 가계 소득을 줄이고 경제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한 가지 확실한 원인은 바로 양육 비용입니다. 미국 경제는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에 크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육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사회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은 무척 놀라운 일입니다. 최근 진보적 성향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 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는 가계지출 영역을 618개로 세분화한 뒤 4~8세 아이가 있는 가계는 무려 500개가 넘은 항목에서 양육 비용이 주거 비용보다 높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라면 소득의 1/3가량을 양육 비용에 쏟아부어야 합니다. 영아를 돌보는 데는 비용이 더 듭니다. 대부분 주에서 영아를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은 대학 등록금보다 비쌉니다.

저는 일본이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여를 늘리려는 이유는 일본에서 역사적으로 페미니즘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정책을 편 것입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노동 참여가 가능한 여성 중 64%가 일을 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63%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잠깐 역사를 돌아볼까요? 1971년 미국 의회는 유치원 교육을 원하는 가계를 보조하는 법안을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초당적 지지로 통과시켰습니다. 가계가 내는 비용은 가계 소득에 걸맞게 산정되었죠. 그리고 방과 후 교육을 정부가 보조하는 법안도 통과시켰습니다. 40년 전에요! 하지만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이 법안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유급 육아 휴직은 어떤가요? 일본의 경우 58주의 육아 휴직을 보장하고 있고, 이 가운데 절반은 월급을 받습니다. 지난주 있었던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에서 버니 샌더스 의원은 미국이 유급 육아 휴직이 없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라고 주장했죠. 이 주장은 틀렸습니다. 샌더스는 파푸아뉴기니에도 유급 육아 휴직이 없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던 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의 정책을 보면 여성은 12주간 무급 육아 휴직을 쓸 수 있습니다. 이는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에 통과한 법안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저는 이 법안이 통과되었을 당시 기쁨(드디어 육아휴직!)과 실망(3개월 동안 무급이라고?)을 동시에 느꼈던 것을 기억합니다.

지난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가 “정부는 민간 기업들의 육아 휴직 정책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공화당은 출산과 관련된 여성의 선택권(낙태 문제)에 관해서는 정부가 개입해도 된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큰 정부도 괜찮다고 말해요. 저는 이런 (이중적인) 태도에 진저리가 납니다.” 힐러리가 한 말입니다. 당신은 공화당이 맨날 미국 경제에 관해서 이야기하면서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여를 장려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랄지 모릅니다. 공화당 후보 중 한 명인 벤 칼슨은 유치원을 “사상 주입”의 온상으로 묘사하기도 했죠.

리처드 닉슨에서부터 벤 칼슨에 이르기까지, 정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군요.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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