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이라고요? 유니콘 붐은 이제 시작인 걸요.
2015년 10월 20일  |  By:   |  IT, 경영  |  No Comment

점점 오르기만 하는 스타트업의 가치를 두고 거품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의 불안을 증폭시킬 만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인사팀의 급여 관리와 사원 복지 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파는 제네피트(Zenefits)는 올해 연 수익의 45배나 되는 450억 달러의 회사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 회사는 시어스(Sears)나 콜롬비아 스포츠웨어(Columbia Sportwear)의 200년 역사를 합친 것보다도 더 큰 기업 가치를 고작 2년 반만에 만들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일 660만 달러씩 가치를 불려온 셈입니다.

제네피트처럼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 평가를 받은 기업을 “유니콘”이라 부르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유니콘이라는 용어는 처음에는 이베이, 구글, 페이스북처럼 드물게 일어나는 마술 같은 일을 가리키는 단어였죠. 그러나 이제는 스타트업이라면 한 번씩 달성하곤 하는 흔한 지표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니콘은 지난해 75개에서 올해 140개로 성장했습니다. 대부분이 미국 회사였지만, 중국이나 인도에서도 유니콘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늘어나는 유니콘이 다음 번 버블의 위험을 상징한다고 말하는 비평가들이 많습니다. 엄격한 회계 감사와 대중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죠. “성장성이 수익성보다 우선시되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벤처캐피탈리스트 빌 걸리의 말입니다. “하락세가 시작할 때가 된 건지도 모르죠.” 유니콘이었던 퓨어 스토리지(Pure Storage)나 박스(Box) 상장이 그저 그렇게 끝난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제대로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스타트업이 많다는 보고서도 쏟아져나오죠.

개별 기업을 본다면 이런 지적들은 타당해 보입니다. 그러나 “버블”이라는 용어는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시스템적인 문제를 가리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를 보면 이러한 걱정은 기우입니다. 큰 그림에서 보면, 미국에 있는 93개 유니콘 전체의 가치는 3,220억 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 기업가치보다 14% 작고 인텔과 시스코를 합친 것보다는 조금 큽니다. 당신이라면 장기적으로 어디에 투자하겠습니까? 마이크로소프트인가요 우버, 에어비앤비, 스냅챗, 핀터레스트와 잘 나가는 기업의 집합인가요? 고민할 거리도 없는 질문 아닌가요? 아니면 무얼 걱정하는 겁니까? 당신이 성장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유니콘들은 어디를 둘러보더라도 최고의 투자처입니다. (물론 유니콘 전체를 묶어놓은 집합에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분산 투자할 기회를 주는 뮤츄얼 펀드는 찾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 언급한 제네피트를 좀 더 깊이 들여다봅시다. 이 기업은 첫 해에 2천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억 달러죠. 이는 어떤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도 꿈꿀 수 없는 성장세입니다. 현재 기업가치 500억 달러인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150억 달러 워크데이(Workday)는 1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는 데 5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제네피트는 이 매출을 성장을 위한 거름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직원을 1,600명이나 뽑아 우려를 일으켰으나, 6개월 만에 투자 비용을 회수했습니다. 제네피트의 CEO 파커 몬라드는 그 어떤 SaaS(Software as a service) 회사보다도 높은 직원당 매출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버블인지는 잘 모르겟어요.” “그러나 우리가 그 어떤 곳보다도 대단한 경제 단위를 가지고 있는 건 알아요.”

어떻게 이런 실적이 다시 돌아온 Pets.com(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을 상징)이 아닌지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을 쓰는 인구는 1999년 4억 명에서 지금 30억 명으로 늘었습니다. 이제 8년 된 스마트폰 혁명은 확산 추세로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습니다. 숙박시설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투숙한 고객은 올해 벌써 3천만 명입니다. 자동차를 하나도 보유하지 않은 우버는 매일 고객 3백만 명을 실어나릅니다. 이와 비슷한 디지털 혁명이 농업, 헬스케어, 금융 서비스, 유통 전반에 나타났습니다.

변화의 시대에 테크 기업에 쏟아지는 돈은 지나치게 수수할 정도입니다. 2014년 480억 달러가 투자되었는데, 1999년 710억 달러에는 비할 데가 못됩니다.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하면 작년에 테크 스타트업에 쏟아진 돈은 아직도 닷컴 버블이 정점이던 때의 1/3에도 못 미치는데, 온라인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고객은 10배나 더 늘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투자는 무수히 많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가 아니라 (이렇게 되면 투자 위험이 높겠죠) 가치를 입증하고 내실을 다진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스타트업에 몰려있습니다.

적은 수의 큰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드레센 호로비츠, 코슬라 벤쳐스, 파운더스 펀드 등 명망 높은 벤처케피탈과 피델리티, TPG등 투자 기관은 몇 개의 투자사에 더 기대게 됩니다. “제네피트는 이러한 큰 시장에서 유례가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안드레슨 호로비츠의 투자자 스캇 무퍼의 말입니다.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그 성장세에 수익 모델을 적용해보면 말이 되는 투자라는 결론이 나오죠.”

요란스런 군중은 핀터레스트, 스냅챗 같은 이 시대의 웹 거인이 실제 수익이 아니라 유저 수에 따라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예전 닷컴 버블과 비슷한 현상이죠. 그러나 다른 점은 소셜 미디어의 수익 모델이 예전보다 훨씬 잘 정립되어 있다는 겁니다. 2006년 구글이 유튜브를 16억 달러에 인수할 때, 2007년 페이스북이 150억 달러로 가치를 평가받을 때, 2012년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할 때 모두가 버블이라 했지만, 이제 유튜브는 역사상 최고의 인수합병으로 평가되고 현재의 페이스북의 가치는 2,500억 달러로 평가되며, 인스타그램은 올해 6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고 트위터보다 30% 많은 유저 수를 자랑합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옴니츄어의 창업자 조쉬 제임스는 2009년에 어도비에 18억 달러에 기업을 매각했으나 그 다음 스타트업 도모(Domo)는 훨씬 빨리 20억 달러 기업 가치를 달성했습니다. “SaaS 가 탄탄한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이해기반이 있죠.” 도모가 투자하는 1달러는 1년 내에 회수되고, 2년 내에 1.70 달러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좋은 투자죠.”

유니콘이 많아졌다는 사실이 위험이 높아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장세가 빠른 기업은 상장을 늦추고 개인 투자자 시장에 오래 머뭅니다. 현금이 충분하고, 상장에서 오는 온갖 머리 아픈 일과 분기별 실적 보고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2000년 테크회사는 261개 기업이 상장해 420억 달러 투자금을 유치한 데 비해 작년에는 53개 기업이 상장해 100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오늘날 스타트업은 기업가치를 증명한 후 상장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기업가치 성장이 99%가 상장한 후 이루어졌죠. 구글은 90%를, 페이스북은 60% 를 상장한 후 성장했으며 트위터는 제자리걸음입니다.

다음 링크드인이나 세일즈포스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뛰어오르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절대 그 가치가 안 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일이 있기도 하죠. 그들 대부분은 실패합니다. 그래서 VC, 헤지펀드, 뮤츄얼펀드는 가치가 떨어져도 보호할 장치를 준비합니다. 이러한 장치들이 기업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하기도 하죠. 특히 중국에서는 경제가 둔화하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적인 조정이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지는 않을 겁니다. 많은 수의 유니콘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입증했습니다. Box, New Relic, Pure Storage의 상장이 실패로 돌아갔으나 닷컴 버블 때만큼 무너져내린 건 아니었습니다. 내실있는 기업이 살짝 고평가된 정도였죠. 실패라고 부르기엔 아직 이릅니다. 멈칫한 투자가들이 유니콘들에 현금을 쏟아붓는 일을 멈추더라도 대부분의 기업은 긴 겨울을 버텨낼 만큼 지구력을 키웠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해고를 하게되더라도 바로 무너져내리지는 않을 겁니다. “가끔은 이 경주가 얼마나 긴지 놀라곤 하죠.” “욕심을 부릴 것이 아니라 두려워해야 할 일입니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깃허브(GitHub)의 CEO 크리스 완스트레스가 버블 대화가 나올 때마다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깃허브는 3억 5천만 달러를 유치하기 전에 4년간 수익성을 보존하며 기업을 운영해왔습니다. 이제 추가적인 현금을 성장에 투자할 계획이나 수익성은 포기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사업이 잘 되어가기 때문에 펀딩을 받았고, 사업을 더 키울 예정입니다.” 타겟, 존 디어, 포드 등이 깃허브에 돈을 내며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더라도 그들이 떠나진 않을거예요.”

“우리는 괜찮습니다. 정말로요.”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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