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 채집인들의 수면 습관에서 배울 수 있는 사실들
2015년 10월 20일  |  By:   |  과학  |  No Comment

사람들은 수면과 관련해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합니다. 예전에는 우리가 더 많이 잘 수 있었고, 어두워지면 눈을 붙였으며, 한번에 길게 자는 대신 중간에 한두 시간을 깨어 있었다는 식의 이야기 말입니다. 낮에는 충분한 낮잠을 잤고요.

이런 이야기는 종종 현대사회가 모든 것을 망쳤다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낮에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낮잠을 잘 수 없어졌고, 전등과 텔레비전, 스마트폰이 수면 시간을 앗아갔으며, 우리는 한번에 내리 긴 잠을 자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UCLA의 제롬 시겔에 따르면 이런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닙니다. 한때 유행한 구석기 다이어트처럼, 잠에 대한 신화들도 그저 근거없는 추측에 기반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시겔의 연구팀은 나미비아, 탄자니아, 볼리비아에서 수렵 채집 생활을 하는 이들의 수면 습관이 위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바쁜 현대인의 생활 때문에 인간의 수면 습관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는 ‘요즘 애들이란’ 식의 이야기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알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물론 그런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면을 기록하는 장치가 개발된 것은 5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수면 시간을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죠. 즉, 전등이 개발되기 전에 사람들이 얼마나 잠을 잤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전등을 사용하지 않는 부족들이 있습니다. 시겔의 팀은 탄자니아와 나미비아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하자(Hadza) 부족과 산(San) 부족, 그리고 볼리비아의 치메인(Tisane) 수렵농경 부족을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94명의 부족민에게 움직임과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액티워치-2 를 착용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의 수면시간은 6시간 55분 ~ 8시간 반 정도였으며, 그 중 적어도 5시간 40분 ~ 7시간 5분 정도는 확실하게 잠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같은 장치를 착용한 서구인들에게서 측정된 값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입니다. 오히려 수면 시간이 조금 짧았습니다.

그들은 어두워졌다고 바로 잠들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해가 지고 완전히 어두워진 두 세 시간 후에야 잠에 들었습니다. 또한 낮잠도 많이 자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낮잠의 정의를 낮 시간에 15분 이상 움직이지 않았을 때로 정했습니다. 이런 다소 느슨한 기준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겨울에는 7%, 여름에는 22%의 시간 동안만 낮잠을 잤습니다.

또한 이들은 한번에 길게 잠을 잤습니다. 이는 역사학자 로저 에커치의 주장으로 널리 알려진, 8시간의 연속된 수면은 현대적 삶에 의한 것이라는 이론을 뒤집는 관찰 결과입니다.

에커치는 과거 수백 년 동안의 기록을 조사해, 과거에는 한두 시간의 간격을 사이에 두고 하룻밤에 잠을 두 번 잤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시겔은 에커치의 분석이 틀렸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수백년 전보다 더 오래된 과거에는 사람들이 한 번의 수면만을 취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을 두 번 자야 했던 것은, 사람들이 적도 지방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밤이 너무 길어졌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밤이 길어지자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잠을 두 번 자야 했던 것이죠. 그리고 전구가 발명되면서 다시 원래대로 한 번만 자게 된 것입니다.”

물론 하자, 산, 치메인 부족이 고대의 인류는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과거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인일 뿐입니다. 시겔이 세 부족을 모두 연구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만약 한 부족만 연구했다면, 어떻게 이들이 인간의 선조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냐는 비판을 받았겠지요. 그러나 서로 격리된 세 부족이 같은 패턴을 보인다면, 이는 어쩌면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특성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워싱턴대학의 호라시오 델 라 이글레시아는 이런 짧은 수면시간이 “고대 인간의 수면 특성”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는 어떤 수렵 채집 부족들은 거의 9시간을 잔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공업화에 의해 수면 시간이 줄었다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고 덧붙입니다. 자신의 연구 중에는 아르헨티나의 수렵 채집 부족에 전구가 설치되자 그렇지 않은 이웃 부족보다 수면 시간이 한 시간 줄었다는 내용의 연구가 있습니다. (이에 반해 시겔의 연구에는 대조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겔이 옳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우리의 수면 습관이 현대적 삶의 방식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오늘날 서구에서 만연하고 있는 불면증이라는 개념이 이 세 그룹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불면증에 해당하는 단어조차 없었습니다. 그들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는 세 가지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우선, 이들은 모두 해가 뜨기 전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이는 서구인들이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잠에서 깨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9시쯤 가장 많은 빛을 받았고 해가 더 떠오르면 그늘로 들어갔습니다. 시겔은 이 사실이 사람들이 일조량과 관련된 계절병을 앓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부족이 모두 같은 시간에 가장 빛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 이상의 현상입니다. 우리는 실내 생활을 하면서 아침 시간에 이렇게 빛을 받는 습관을 잃었지요.”

두 번째 이유는 이들이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거의 항상 오전 7시에 일어납니다. 그 시간이 바뀌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지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네덜란드 신경과학 연구소의 유스 반 솜머렌의 말입니다. “우리는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몇시에 잤는지와 무관하게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보세요.”

하자, 치메인, 산 부족민들은 또한 일조량보다는 기온의 하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그들은 싸늘해지기 시작하는 밤에 잠들어, 가장 온도가 낮은 새벽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이는 온도가 진화적으로 매우 강력한 수면 제어 요인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 사실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합니다.” 솜머렌의 말입니다. 시겔은 “이런 온도에 의한 수면 리듬은 난방 장치가 달린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습관이 된 현대인들에게는 거의 사라진 특성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키세요. 온도가 내려갈 동안 잠을 자세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세요. 아침 시간에 많은 빛을 쬐세요.” 솜머렌의 말입니다.

(아틀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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