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최고의 일자리는 대인 관계가 좋은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희소식입니다
2015년 9월 4일  |  By:   |  경제  |  No Comment

수학 잘하세요? 컴퓨터에 능하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의 재능은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을 얻는 데 유리하게 쓰일지도 모릅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분명 그랬죠. 하지만 이제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찾는 데 점차 수학이나 공학과 같은 기술 말고 다른 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기술은 점점 더 많은 일거리를 자동화하고 있어서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잘하고 팀 플레이어가 되는 것과 같은 대인 관계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직장에서 이러한 변화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온종일 엑셀 작업에 파묻혀 있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하버드대학 교수인 데이비드 드밍 (David Deming)은 말합니다. 드밍 교수는 현재 연구 논문인 “노동 시장에서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 증가”에서 어떻게 오늘날 컨설턴트나 매니저와 같은 고숙련, 고소득 직업이 점점 인간관계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학이나 컴퓨터와 같은 기술이 갑자기 덜 중요해진 것은 아닙니다. 드밍 교수가 “높은 인지 능력 (high cognitive skills)”이라고 부르는 수학이나 컴퓨터 과학 그리고 다른 과학과 공학 분야를 공부하는 건 여전히 훌륭한 투자입니다. 드밍 교수는 말합니다. “이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은 여전히 더 많은 소득을 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기술은 점점 더 이런 기술의 보완재가 되어가고 있죠.” 그는 뛰어난 인지 기술을 갖는 것은 고소득 직업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사회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바로 대인 관계 능력이 기술 발전이라는 경쟁자에 비해서 핵심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3년에 옥스퍼드대학의 두 학자가 발표한 논문은 앞으로 20년 안에 미국에 있는 모든 직업의 절반 가까이가 자동화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드밍 교수는 “컴퓨터는 인간관계를 따라하는 데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죠”라고 말합니다. 즉, 매니저나 컨설턴트와 같은 직업을 자동화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이러한 직업에서 중요한 기술들은 점점 더 가치가 있게 됩니다. 아직 출판되지 않은 논문에서 드밍 교수는 사회성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측정하려고 시도합니다. 이를 위해서 그는 미국 노동부의 직업군 관련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직업을 크게 네 가지 종류로 나눴습니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 틀에 박히지 않고 분석 능력이 필요한 일, 사회성이 중요한 직업, 그리고 서비스업.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은 자동화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복되지 않고 분석 능력이 필요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같은 직업입니다. 사회성이 많이 필요한 직업군은 설득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자주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업은 다른 사람들을 돕거나 보살피는 직업군입니다.

첫 번째 직업군에 속하는 직업들이 지난 몇십 년간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숙련 서비스업의 경우 보수는 그리 오르지 않았지만, 그 숫자는 많이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같은 분석력이 필요한 직업 역시 1990년 이후에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MIT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오터(David Autor)는 2000년대에 고소득자들의 소득 증가폭은 더뎌졌다고 말합니다. 드밍 교수의 논문은 왜 고소득자들의 소득 증가폭이 최근 들어 느려졌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오터 교수는 말합니다. 고소득, 기술적인 직업군에서의 소득 성장 폭이 전체적으로 완화된 것일까요? 아니면 사회성까지 필요한 고소득 직업으로 소득 증가의 동력이 옮겨간 것일까요? 드밍 교수의 연구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드밍 교수의 논문은 인지 능력을 요구하는 직업군 중에서 고용이 늘어난 직업은 사회성도 요구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의사나 변호사 그리고 컨설턴트를 생각해 봅시다.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지만 사회성이 별 필요 없는 직군인 보험계리인, 기계 기술자, 전기 기사와 같은 직업은 2000년대 이후 소득과 고용 성장 면에서 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학적 지식은 조금만 필요하지만, 사회성이 높이 요구되는 변호사나 물리 치료사와 같은 직업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치과 의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드밍 교수는 여성이 이러한 노동 시장의 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한나 로진(Hanna Rosin)이 <남성의 종말 (The End of Men)>이라는 책에서 주장한 내용, 즉 학교와 직장에서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들이 여러 측면에서 곧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데이터를 통해서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성이 많이 요구되는 직업군에서 여성의 비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인지적 능력은 성별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드밍 교수는 여성이 감성 지능이나 사회적 지각력 부분에서 지속해서 높은 수치를 보인다는 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대인 관계 능력이 더 좋은 것과 사회성이 많이 요구되는 직군에서 여성의 비율이 증가한 것은 남성과 여성의 소득 격차가 줄어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입니다. (FiveThirtyE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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