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셔머] 종교의 소멸과 그 정치적 의미(1/2)
2015년 7월 21일  |  By:   |  세계  |  1 comment

1980년대에 종교적 권리라는 개념이 떠오르기 전까지 대부분의 정치인은 자신의 종교를 숨겼습니다. 예를 들어 1945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자신의 신앙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사람이 그렇게 멋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953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그가 최근 등록한 교회의 목사가 그 사실을 자랑한다는 말을 듣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자에게 당장 가서 한 번만 더 내 종교에 대해 떠들고 다닌다면 다시는 거기 나가지 않을 거라고 말하게!” 존 F. 케네디 역시 1960년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자신의 천주교 신앙을 꼭 필요할 때에만 밝혔습니다. 1964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보통의 침례교인(Baptist Standard)”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나는 헌법 제 1 조에 표현된 종교와 정치의 분리라는 미국의 전통을 믿는다.” 리처드 닉슨은 잘 알려진 퀘이커 교도였지만 실제 그의 생활에서 종교는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정도의 의미밖에 있지 않았습니다. 제랄드 포드는 자신의 종교에 대해 “매우 개인적”이라고 말했고 “나는 내가 가진 종교에 대해 남들에게 말하고 쓰는 일이 매우 꺼려진다”고 썼습니다. 자신이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밝혔던 지미 카터조차도 대부분의 정치적 문제에서 자신의 신앙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와 이런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복음주의 설교자 제리 폴웰과 그의 조직인 “도덕적 다수(Moral Majority)” (그러나 “실체가 없는(neither)”으로 더 유명한)는 기독교 정치인은 정치적 활동 역시 복음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90년대와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랠프 리드의 “전미 기독교인 연합(Christian Coalition of America)”과 제임스 돕슨의 “가족을 주목하라(Focus on the Family)” 등의 기독교 분파 및 단체들은 기독교 정치인과 후보자에게 그들이 기독교 유권자들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정치인들은 예수를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로 꼽거나, 공적 연설의 마지막에 하나님의 권위에 호소하거나, “미국에 축복을(bles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과 같은 말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추태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볼 날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는 최근 미국 성인 35,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자신의 종교적 성향에 “무교(none)”를 선택한 이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90년대 열 명 중에 한 명 꼴도 되지 않던 이들은 2007년 16%를 기록했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23%를 기록했습니다. 젊은 유권자가 더 중요한 정치인들에게는 1981년 이후 태어난 이들 중 34%가 무교라는 사실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1/3 이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어떤 정치인이나 후보도 이 정도의 유권자를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날 미국 유권자의 수는 2억 4천 5백만 명이며 무교는 이 가운데 약 5천 6백만 명으로 기존 개신교(mainline protestants)와 천주교보다 더 큰 집단이 되었습니다. 오직 복음주의 개신교만이 이들보다 더 많은 신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2007년 이후로 무교가 된 이의 수는 1천 9백만 명으로 미국이 가진 종교적 분위기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힘을 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 숫자는 필연적인 것입니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종교적인 특성은 점점 약해져 왔습니다. 침묵의 세대(1928-1945년생)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1946-1964년생), X 세대(1965-1980년생), 구 새천년 세대(1981-1989년생), 신 새천년 세대(1990-1996년생)에 이르기까지 신앙인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종교를 바꾸고 있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연구는 어릴 때의 종교와 지금의 종교가 달라진 사람들의 수가 42%에 달한다는 사실을 보였으며 이는 하나의 진짜 종교가 있다는 생각이 이제는 낡은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미국인 중 4.3%는 종교를 가지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종교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이 숫자의 네 배에 달합니다.

종교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봅시다. 이건 터무니없는 상상이 아닙니다. 이미 그런 세상이 다가오고 있으며, 아마 다음 세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될 것입니다. 빅히스토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계몽의 시대 이후 종교적 도그마와 교회의 권위는 계속해서 감소해 왔습니다. 또한 내 책 “모럴 아크(The Moral Arc)”에서 나는 이러한 변화가 인간에게 일어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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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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