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은 어떻게 집으로 오는 길을 찾는 것일까요?
2015년 7월 8일  |  By:   |  과학  |  No Comment

사건명: 도마뱀의 귀가

이것은 작은 미스터리입니다. 어떤 동물도 살해되지는 않았죠. 하지만 이 문제를 풀려면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들은 과연 어떻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일까요?

이 사건의 주인공은 아놀(anoles) 도마뱀입니다. 카리브해 연안 지역에 살고 있는 작은 파충류죠. 학명은 아놀리스 군드라치(Anolis gundlachi)입니다. 미주리 대학의 생물학자 마누엘 레알은 아놀 도마뱀을 20년 이상 연구해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레알 박사는 아놀 도마뱀이 어떻게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결과를 지난 6월 앵커리지에서 열린 동물행동학회(Animal Behavior Society)에서 발표했습니다. 물론 아직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그가 이 문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야겠군요. 아놀 도마뱀은 레알 박사의 연구팀이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빽빽한 열대우림에 삽니다. 아놀 도마뱀 가운데 여러 종들은 각각 서로에 맞는 환경에서만 살아갑니다. 예를 들어, 아놀 도마뱀 대부분이 나무 기둥에 사는데,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놀 도마뱀 안에서도 각기 다른 종들이 나무 기둥의 특정 위치에만 서식합니다.

밑동(Trunk-ground) 아놀 도마뱀은 높이가 지면으로부터 1.6m 이하인 기둥에만 삽니다. 반면 지붕(Trunk-crown) 아놀 도마뱀은 그 윗부분부터 나무 꼭대기까지 퍼져 있습니다. 잔가지(Twig) 아놀 도마뱀은 더 위쪽에 살고 있지요.

몇 년 전, 레알 박사는 밑동 아놀 도마뱀과 지붕 아놀 도마뱀 사이의 경쟁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밑동 아놀 도마뱀이 사라지면 지붕 아놀 도마뱀이 더 아래쪽으로 내려오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밑동 아놀 도마뱀을 멀리 옮겼을 때,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도마뱀을 치워도 그 자리에 곧 도마뱀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이 도마뱀이 새로운 이들인지, 아니면 자신이 치운 이들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들이 원래 그 나무에 있던 이들이라면, 어떻게 한 번도 그 주변을 떠나보지 않은 도마뱀이 열대 우림에서 25m나 떨어진 곳에서 다시 자기 집을 찾아올 수 있던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는 먼저, 정말 그 도마뱀들이 원래의 도마뱀인지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는 한 대학원생에게 한 마리를 잡아 상자에 넣고 상자를 흔들어 방향감각을 잃게 만들게 시켰습니다. 또한 70m를 걸어가 다시 상자를 흔든 후 도마뱀을 놓아주라고 했습니다. “그 학생은 길을 잃었죠.” 그러나 그 도마뱀은 자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반복된 실험에서도, 몇 시간 혹은 며칠이 걸리기는 했지만 80%의 도마뱀은 자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이들은 자기 집을 찾았을까요? 상자 속에 넣었고, 상자를 흔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빽빽한 우림 속에서 눈으로 자신의 집을 찾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어떤 새들, 그리고 곤충들은 태양 빛의 편광을 이용해 방향을 파악합니다. 지구 자기장을 이용하는 동물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아놀 도마뱀의 머리에 작은 자석을 붙여 보았습니다.

그러나 도마뱀들은 여전히 자기 집으로 잘 돌아왔습니다.

연구진은 이들이 태양의 편광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탁구공을 잘라 머리에 작은 모자를 씌웠습니다. 도마뱀의 머리에는 빛을 감지하는 제3의 눈(parietal eye)이 있습니다. 이들은 도마뱀이 제3의 눈으로 하루의 주기를 파악하기 때문에 완전히 가리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이 눈을 완전히 가릴 경우 “하루가 지나면 움직임을 멈춥니다.”라고 레알 박사는 말합니다. 이들은 밤에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이 제3의 눈을 완전히 가릴 경우 밤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탁구공 모자를 쓴 도마뱀들도 여전히 자기 집으로 잘 돌아왔습니다.

레알 박사 연구팀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들이 아무 방향으로나 움직이다가 우연히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확률을 컴퓨터로 계산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속의 도마뱀들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지금의 연구입니다. 레알 박사는 앵커리지에서 이 내용을 설명했고, 청중들을 향해 물었습니다.

어디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요?

몇몇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새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도마뱀의 후각은 특별하지 않으며 청각도 시각보다 덜 발달했습니다.

이제 그는 도마뱀에게 GPS 추적장치를 부착해, 그들이 어떤 경로로 집에 돌아오는지 보려 합니다.

그는 또한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싶어 합니다. 혹시 어떤 아이디어가 있거나 그가 실험해볼 수 있는 도마뱀의 능력이 있다면, 이 주소로 아이디어를 보내보세요. [email protected]

그는 7월 중순까지 현장에 있을 계획입니다. 현장에서 돌아오면 이메일에 답을 주겠다는군요. 과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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