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먹는 옥수수, 복숭아, 수박은 1만 년 전 자연 속 열매들과 어떻게 다를까?
2015년 6월 5일  |  By:   |  과학  |  2 Comments

인류가 수렵, 채집 생활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만 년 동안 인류는 끊임없이 더 맛있고, 더 크고, 영양가가 더 높은 과일과 채소를 얻기 위해 거듭 종을 개량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과일과 채소도 자연 상태의 조상뻘 되는 종으로부터 계속 변해 온 것이지만, 뭐가 어떻게 바뀐 건지는 알기 쉽지 않습니다. 호주의 화학 교사인 제임스 케네디(James Kennedy) 씨는 이 변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도표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몇 가지 작물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옥수수입니다. 왼쪽이 지금으로부터 9천 년 전의 옥수수, 오른쪽이 지금 우리가 먹는 옥수수입니다.

9천 년 전, 야생의 테오신테(teosinte)는 길이가 고작 19mm 정도밖에 안 됐고, 이삭도 5~10알 정도 들어 있었습니다. 망치 같은 도구로 내리쳐야 이삭을 분리해낼 수 있을 만큼 딱딱했습니다. 중앙아메리카에서만 자라던 테오신테는 8가지 종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날 옥수수 길이는 19cm 정도로 크기로 따지면 테오신테보다 약 천 배 더 큽니다. 종도 200여 종으로 늘어났고, 중앙아메리카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작물이 됐습니다. 성분을 통해 비교해보자면, 오늘날의 옥수수는 테오신테보다 수분이 적고 당도가 높습니다.

옥수수의 변화 (© 제임스 케네디)

과학자들은 도대체 옥수수가 자연의 어느 종에서 재배 작물로 변한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오랫동안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자연에서 자라는 어떤 종 가운데서도 도무지 옥수수와 비슷한 걸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유전학자, 식물학자, 고고학자들이 마침내 중앙아메리카의 야생에서 자라는 테오신테(teosinte)라는 식물이 지금 우리가 먹는 옥수수의 조상이라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이 두 종은 대부분의 DNA가 일치합니다. 위의 도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테오신테는 크기도, 이삭도 모두 매우 작았습니다. 초기 농부들은 선택적 재배(selective breeding)을 통해 더 알이 크고 맛이 있으며, 빻아 가루를 만들기 쉬운 종의 씨앗을 모으고 모아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9천 년 전에는 2cm도 채 되지 않았던 옥수수 크기가 3천 년이 지난 기원전 4천 년 경에는 2.5cm 정도로 커집니다. 유전공학을 이용한 교배가 가능해진 지금은 모두가 알다시피 옥수수 크기도 훨씬 커졌고, 옥수수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병충해나 가뭄에 잘 견디는 옥수수 종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수박입니다.

오늘날의 수박은 약 1,200여 가지 종으로 훨씬 다양하고 모양도, 색깔도 가지가지입니다. 자연 속 수박이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했다면 오늘날 수박은 물이 훨씬 많고 당도도 높으며 지방과 탄수화물은 거의 없는 종으로 바뀌었습니다.

수박의 변화 (© 제임스 케네디)

오늘날 우리가 먹는 수박 또한 그 조상뻘이라 할 수 있는 5천 년 전 남아프리카 야생의 수박과 육안으로는 공통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선택적 재배를 하기 전 자연 상태의 수박은 열매의 직경이 5cm 정도밖에 안 됐고, 맛도 굉장히 쓴맛밖에 안 나는 식물이었습니다. 또한 수분이 오늘날의 수박에 비해 훨씬 적은 대신 탄수화물과 지방을 상당히 많이 함유하고 있었죠. 1950, 1960년대 미국의 과학자들은 병충해에 강하며 껍질이 훨씬 단단한 수박 종을 개발해 재배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성공이 수박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하게 됐고, 수박 또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배되는 작물이 됐습니다. 독특한 맛을 내는 수박이나 씨없는 수박 등 유전공학은 계속해서 수박 종을 개량하는 데도 쓰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복숭아입니다.

표면이 지금보다 훨씬 딱딱하고 크기도 훨씬 작았지만, 오늘날 복숭아는 잘 알다시피 훨씬 크고 물러서 따로 껍질을 까지 않고 먹어도 됩니다. 맛도 달고 시고 짠맛이 섞여있던 원래 종과 비교해 오늘날 복숭아는 단맛이 훨씬 돋보입니다.

복숭아의 변화 (© 제임스 케네디)

지금으로부터 약 6천 년 전, 중국에서 재배 기록이 처음 확인되는 복숭아도 더 크고 즙이 풍부한 종으로 개량을 거듭해 왔습니다. 불과 6천 년 사이에 수분 함량이 약 71%에서 89%로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띕니다.

이런 선택적 재배가 늘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20세기 사과를 기르던 농부들은 빨간 사과(Red Delicious apples)를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맛도 더 달고 슈퍼마켓 진열대 위에서도 오랫동안 썩지 않고 버티는 종으로 개량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일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고, 빨간 사과는 맛과 당도에서 다른 종의 사과에 밀리고 말았습니다. (Vox)

원문보기

제임스 케네디(James Kennedy) 블로그 보기

  • http://dewr-home.com/ Nicholas Gim

    9k-4k=5k . 3k가 아닙니다…

    • Chang Laeyoung

      9천 년 전에는(9000년 전) 2cm도 채 되지 않았던 옥수수 크기가 3천 년이 지난(6000년 전) 기원전 4천 년(2000년 + 4000년 = 6000년 전) 경에는 2.5cm 정도로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