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언론사 홈페이지 댓글란에서도 여성의 목소리는 작습니다
2015년 4월 24일  |  By:   |  세계, 칼럼  |  No Comment

최근 트위터가 타인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포스팅의 범위를 확대하고, 보다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온라인 상에서 여성들이 두려움없이 발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기사에 댓글을 다는 사람 가운데 여전히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인 현실을 생각할 때, 언론사들이 다양한 독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디언, 뉴욕타임즈, 시드니모닝헤럴드, BBC, NPR, 허핑턴포스트 등 영국, 미국, 호주의 15개 언론사 홈페이지 기사 및 사설에 달린 댓글 9백만 여 개를 분석한 결과, 활발하게 댓글을 다는 사람 중 여성 아이디를 쓰는 사람은 3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비율이 3%에 지나지 않는 사이트도 있었죠. 온라인 매체와 전통적인 매체, 전국 단위의 매체와 지역 단위의 매체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데일리메일과 같이 여성 독자를 겨냥해 “소프트한” 기사를 많이 싣는 매체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언론사 홈페이지의 댓글란은 중요한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갖습니다. 사회 전반의 여론을 파악할 수 있는 통로로 여겨지고, 편집자와 기자들이무엇이 뉴스거리가 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독자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엿보는 곳이니까요. 댓글 분석을 통해 우리는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여성들이 자기 의견을 내는 것을 꺼려하고, 선입견을 두려워해 남성 또는 중성적인 아이디를 쓰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댓글 단 여성의 비율이 특히 낮았던 사이트에서 가명 사용 비율이 높았다는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의 경우, 여성들이 더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무제한 열려있는 언론사 홈페이지에 여성이 댓글을 달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고 복잡할 것입니다.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이 종종 이른바 “조리돌림”의 대상이 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여전히 가사일과 육아를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댓글을 달 시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언론사 홈페이지 댓글란이 객관성과 비용 문제를 들어 대화를 촉진하기보다 댓글을 삭제하고 사용자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텍사스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자가 직접 댓글란 토론에 참여해 중재할 때 훨씬 더 수준높은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가장 높은 여성 참여 비율(활발하게 댓글을 다는 사용자 중 35%)을 보인 텍사스트리뷴의 경우, 낙태권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는 것으로 명성이 높은 매체인 동시에 편집자가 댓글란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매체였습니다. 담당자가 기사 댓글란에서 토론을 주재하고, 질문에도 답하며, 삭제된 댓글과 차단된 사용자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것이죠. 특히 토론의 방향을 결정짓는 첫 댓글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내용으로 흐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담당자의 주요 업무입니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인정한다는 의미의 “존중(respect)” 버튼을 설치한 것도 댓글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텍사스트리뷴 측은 앞으로도 성별, 나이, 인종에 관계없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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