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처럼 되지 않는 방법
2015년 4월 2일  |  By:   |  IT, 경영, 경제, 칼럼  |  2 Comments

* 이 글은 마커스 벤쳐 컨설팅 창립자이자 IE 경영 대학원 교수인 루시 마커스(Lucy Marcus)가 기고한 글입니다.

자동차회사들이 애플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그리고 아마존이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 시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프, 페이스북, 트위터, 스냅챗, 그리고 다른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해 왔던 경제활동 부문(sector)나 산업(industry)의 구분이 점점 더 쓸모없어지고 있습니다.

한 때 기업을 산업에 따라서 나누는 것은 명확해 보였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를 생산했고 자동차 산업으로 분류되었죠. 전화 회사들은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과 통화를 하도록 만들어주었고 통신 산업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방송사들은 티비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미디어 분야로 간주되었죠. 모든것이 깔끔하게 분류되었습니다. 애널리스트들도 기업들을 이 분류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었고 이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얼마인지 말해줄 수 있었죠.

하지만 이런 시대는 바로 우리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애플은 테크 기업인가요 아니면 고급 시계를 만드는 회사인가요? 구글은 검색 엔진 기업인가요 아니면 무인 자동차를 만드는 신생 제조 기업인가요? 애플과 구글처럼 혁신적인 기업들도 있지만 쓸모없어졌거나 뒤쳐진 기업들도 있습니다. 코닥과 노키아의 사례는 혁신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특히 노키아는 기업의 재발견이라는 사례로 오랫동안 언급되었습니다. 노키아는 제지, 타이어, 고무 장화, 그리고 통신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한 뒤 많은 사람들은 노키아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에 회의를 보여왔습니다 (물론 노키아는 실패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핀란드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왜냐면 핀란드의 스타트업들이 노키아에서 일했던 숙련된 직원들을 고용하면서 활기를 띄고 있기 때문이죠).

많은 전통적인 기업들은 너무 전통적인 산업 기준을 따르다가 시대에 뒤쳐졌습니다. 코닥처럼 다른 브랜드들 역시 혁신을 하지 못했습니다. 폴라로이드, 라디오 쉑, 보더스, 블록버스터등 수도 없는 기업들이 역사로 사라졌거나 그럴 위기에 처해있죠. 이들의 경영진은 자신들이 제대로 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즉, 자신들의 주력 산업 분야에 집중한 것이죠. 이 기업들의 이사회 멤버들 역시 그 산업 분야를 잘 알고 있었고 임원진을 감시, 감독하는데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갖추고 있었죠.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임원진과 이사회 멤버들은 눈가리개를 쓰고 있던것과 같습니다. 이들은 기업의 미래가 이들이 과거에 흥했던 주력 산업 분야에 있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분야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죠.

전통적인 기업들은 최근에서야 신생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아주 심각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태그 호이어(Tag Heuer)는 최근 구글과의 협력을 발표했는데 이는 시계를 둘러싼 심각한 경쟁을 인식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많은 전통적인 기업들이 여전히 신생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주력 분야를 무너뜨리는 일은 테크 분야에서나 일어날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크에 의존하지 않은 산업 분야가 있나요? 테크 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중에서 다른 분야로 분류될 수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전자 상거래 기업인 엣치(Etsy)가 주식 신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애널리스트들은 엣치를 테크 기업으로 분류해야 하나요 아니면 소매 기업으로 분류해야 하나요? 제조업, 은행, 금융, 고등 교육등 그 어떤 산업 분야도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컴퓨터 회사인 애플이 이미 음악 산업과 통신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고 이제는 시계까지 만드는 세상에서 우리는 이렇게 묻습니다. “산업 (industry)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물론 애플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오랫동안 던져왔습니다. 전통적인 기업들 역시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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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스

    원문보기 링크가 깨진것같습니다. 링크주소 맨뒤에 “%20″을 빼야할것같네요.

  • Huck

    재미있는 주제 같습니다. 두 가지 의견을 남기고 싶습니다.

    1) 산업(Industry)간의 구분이 모호한 것은 최근의 급작스러운 현상이 아닙니다. 삼성을 하나의 조직으로 봤을 때 어떤가요? 삼성은 핸드폰을 만들고, 빌딩을 짓고, 호텔과 놀이동산을 운영하며, 보험을 판매합니다. 삼성이 산업별로 별도의 법인을 운영한다고 다른 조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채용도 삼성공채라는 이름으로 전 회사 함께 진행하지요. 애플도 애플스토어의 경우는 애플리테일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운영합니다만, 애플리테일과 애플을 다른 회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런 예는 삼성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기사에서도 “노키아는 제지, 타이어, 고무 장화, 그리고 통신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산업(Industry)간의 구분이 모호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실제 구분이 과거에 비해 보호해졌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아마존, 구글, 애플 같은 몇 개의 잘 알려진 기업들의 신규 사업이 크게 이슈화되는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2) 이러한 테크 회사들의 구분이 모호한 이유는 테크를 ‘Tech Industry’ 라며 산업으로 구분하는데에 있습니다. 테크놀로지는 더 이상 산업군이 아닙니다. 여러 산업군에 걸친 하나의 기능이지요. 어느 회사나 마케팅이나 회계를 이용하지만 그런 회사들을 ‘마케팅 산업’, ‘회계 산업’으로 분류하진 않습니다. 아마존, 구글, 애플을 테크라는 이름하에 함께 취급하지만 사실 아마존은 유통, 구글은 소프트웨어, 애플은 제조회사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P&G, 나이키, 현대자동차를 마케팅 산업군 이라고 묶지 않는 것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