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색깔 논쟁의 비밀은 역광입니다
2015년 3월 2일  |  By:   |  문화  |  2 Comments

dress

어제밤 늦게 잠이 들려고 할 때, 막 인터넷에서는 드레스 색깔 논쟁이 벌어지는 참이었습니다. 저는 그 사진을 살짝 보고는 아내에게 “드레스 하나 가지고 왠 바보같은 논쟁이람. 저건 그냥 횐색-금색이잖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몇 분 뒤 잠이 들었죠.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는 화가 나 있었습니다. 아내는 그 드레스가 의문의 여지없이 파랑-검정색이라며 저를 미친 사람처럼 여겼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사실, 그 드레스는 파랑-검정색이 맞습니다.)

그 사진은 전세계적인 논쟁을 낳았고 지구촌 곳곳에 가정불화를 일으켰습니다. 또 다른 사진에 등장한 같은 드레스를 보면, 그 옷은 진청색-검정색 드레스였습니다.

사실 사진에 찍힌 드레스 색 자체가 화이트-골드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는 (잠재의식에서) 그 사진을 현실적으로 해석해 원래 드레스가 화이트-골드라고 유추했던 것입니다. 전문가적 견지에서 말하건 데 그 사진은 엉망으로 찍혔습니다. 주변 조명이 색조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즉 하얀색이 주위 태양빛이나 조명기구의 빛에 영향을 받아 살짝 푸른 빛을 띠게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현상은 결혼식장 사진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신부가 입은 하얀색 웨딩드레스는 대개 주변 조명때문에 사진 속에서 다소 푸른 색이나 오렌지 색으로 찍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의 그 드레스 사진의 경우는 좀 더 복잡합니다. 주변 채광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뒤에서 역광을 받은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거울 같은 것이 뒤에 있어서 외부 햇빛을 강하게 반사하고 있습니다. 그 빛은 실내를 밝히는 인공 조명과 섞였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카메라나 인간의 눈은, 해당 사물이 ‘실제보다 어둡고 푸른 빛을 띠게 됐을걸’이라고 여기고 역방향으로 보정을 하게 됩니다. 즉 더 밝고 덜 파랗게 인식합니다.

만약 그 네티즌이 역광을 피해서 드레스 사진을 찍었더라면, 우리는 목요일 저녁에 라마 탈출이나 구경하면서 편안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요. 참고로 옷을 고를 때 사진만 보고 사면 실제 색깔과 다를 수 있다는 걸 이번 사건을 통해 아셨길 바랍니다.

원문출처: PCm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