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얼마나 오래 깨어 있을 수 있을까요?
2014년 12월 9일  |  By:   |  과학  |  1 comment

이 질문에 간단히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65년 17살의 고등학생 랜디 가드너는 과학축제를 위해 잠을 자지 않기로 결심했고, 264시간(약 11일)을 자지 않아 이 분야의 세계기록을 세웠습니다. 8일에서 10일 정도 깨어 있었던 사람들을 관찰한 연구들도 있습니다. 이들 중 누구도 심각한 의학적, 정신적, 생리적 문제를 겪지 않았고 정신질환에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집중력, 동기, 지각능력과 같은 상위 수준의 정신적 능력이 감퇴했습니다. 물론 하루나 이틀간의 회복기를 거친 후, 이들은 모두 회복되었습니다. 한편, 전투 중 나흘 동안 잠을 자지 않은 병사들의 이야기나 조증에 의해 사나흘을 자지 않은 예들은 다수 보고된 바 있습니다.

사실 이 질문은 “깨어 있다”의 정의를 묻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더 어려운 질문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보통 사람은 잠을 자지 못했을 때 집중력이 떨어지며 이들은 순간적으로 인지능력과 다른 능력을 잃게 되는 “마이크로슬립(microsleep)”이라는 상태를 경험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운전자들은 매우 쉽게 사고를 내게 됩니다. 랜디 가너는 “깨어” 있긴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거의 이런 상태에 있었습니다.

한편, 쥐의 경우, 시카고 대학 수면 연구실의 실험은 2주 가량 잠을 재우지 않았을 때 반드시 죽게 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실험에서 쥐는 움직이지 않으면 물에 빠지는 회전디스크 위에 있게 됩니다. 쥐의 뇌파를 통해 쥐가 잠들려 하는 순간, 디스크는 움직이고 쥐는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움직여야 했습니다.

한편, 특정 질환은 이 질문에 대해 우리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합니다. 모반 신드롬이란 근육의 떨림, 고통, 오한, 체중감소, 주기적인 환상 체험, 그리고 심각한 불면을 동반하는 질병입니다. 프랑스의 연구진은 이 질병을 가진 27세의 한 환자를 연구했고, 그가 실질적으로 몇 달 동안 자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전혀 피곤해 하거나 졸려 하지 않았고, 기억력이나 기분에 문제가 생기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매일 저녁 9시에서 11시 사이에 그는 20분에서 60분에 이르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의 환상을 경험했고 손가락, 발가락의 혈관수축과 고통을 느꼈습니다.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Fatal Familial Insomnia)이라는 질환도 있습니다. 이 병은 유전병으로, 한 번 발병하게 되면 죽을때 까지 6개월에서 30개월을 잠들지 못하는 병입니다. 사실 이 병의 이름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병에 걸린 이가 죽는 이유는 수면부족 자체가 아니라 다른 장기의 문제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병에 걸린 이는 시상하부 기능의 퇴화, 과도한 동정심, 과도한 긴장감, 열병, 흥분, 마비, 체중감소, 내분비 기능장애 등에 의해 죽게 됩니다. 이 병은 광우병과 관계된 프리온 감염에 의한 질병 중 하나입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갑시다. “인간이 얼마나 오래 깨어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명백하지 않습니다. 시카고에서 이루어진 쥐 연구가 있지만, 인간에게는 아직 인간이 죽을 때까지 잠을 재우지 않은 실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미국방성은 군인, 수병, 항공병들이 항상 깨어있을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24/7”이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군인들은 수 주 동안 잠들지 않고 전투에 임할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과연 모반 신드롬의 유전자 연구를 통해 잠을 자지 않는 군인이 만들어 질까요? 물론 나는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꿀잠을 잘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축복입니다. 영국의 시인 콜리지는 이렇게 말했죠. “잠이여! 너는 너무나 친절해 전 세계가 너를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저명한 수면연구자인 와일즈 웹은 잠을 친절한 폭군이라고 불렀죠. 잠은 미룰 수는 있을지 몰라도, 무찔러야 할 적은 아닐 겁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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