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에서 충동구매를 막는 요령
2014년 12월 5일  |  By:   |  경제  |  No Comment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의 생각보다 신중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화장지나 우유 같은 생필품은 보통 매장 맨 뒤편에 진열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은 옷이나 장난감처럼 이윤이 많이 남는 제품이 늘어선 통로를 먼저 지나가게 됩니다. 매장의 구조는 시계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이는 오른손잡이 고객이 왼손으로 카트를 밀며 주로 쓰는 손으로 물건을 집기에 유리한 구조입니다. 또한, 많은 매장이 방향제를 사용합니다. 기분 좋은 향기가 충동구매를 쉽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살 물건을 확실히 정해 놓고 매장에 들어서는 경우 위와 같은 전략은 더이상 먹혀들지 않습니다. “요즘 소비자는 특정한 아이템을 정해 놓고 쇼핑을 합니다. 온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마찬가지에요.” 한 소매 컨설턴트가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런 고객은 마치 온라인 쇼핑을 할 때처럼, 사려고 정해 놓은 걸 사고 나면 나머지는 무시한 채 떠나버립니다.

지난 십여 년간 성공적으로 고객을 유혹했던 오프라인 매장의 전략에서 벗어나는 비결을 조금만 알아봅시다.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충동구매에 대처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위스콘신의 한 잡화점에서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관찰했습니다. 어떤 커플은 쇼핑하는 목적을 미리 정해놓고 와서 서로 충동구매를 하지 못하도록 말렸습니다. 어떤 이들은 쇼핑카트를 쓰지 않았습니다. 카트를 가득 채워야 한다는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위의 방식처럼 구체적이진 않지만, 충동구매를 제어하는 다른 방법이 또 있습니다.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고객의 불안감을 자극합니다. 특가세일이 끝나버리기 전에 얼른 지갑을 열어 생각지 못한 지출을 하게끔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입니다.

최근 한 심리학 실험*은 누군가에게 고마웠던 기억을 떠올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즉각적인 즐거움을 덜 추구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실험에서 보통의 만족한 상태의 참여자들은 1년 후의 100달러를 포기하는 대가로 18달러만을 요구한 반면, 고마웠던 기억을 떠올린 참여자들은 최소 30달러를 요구했습니다. 즉, 이들에게는 1년 후의 100달러가 더 가치있게 느껴진 것입니다. 또 내년 초에 발표될 한 연구는, 자제력을 가진 사람이 실제로 다른 이보다 유혹에 강한 것은 아닐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유혹에 강하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유혹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을 택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판매자는 예전에 잘 먹혀들어갔던 심리적 기법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카페테리아나 커피 판매점, 와이-파이를 설치하여 고객을 가능한 한 매장 안에 붙들어 두는 것이 요즘의 전략입니다. 더이상 낡은 판매전략에 넘어가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 못지않게,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새로운 전략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판매자 대 소비자 사이의 전략 경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역자 주: 가령 1년 후 100만원을 받는 것과, 지금 당장 50만원을 받는 것 중 선택하라면 꽤 많은 사람이 지금 당장 50만원을 받겠다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받게 되는 금액의 가치는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금액에 비해 훨씬 더 낮은 것처럼 느껴지며, 그 가치는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심리학자들은 이와 같은 현상을 일컬어 지연 디스카운팅(temporal discounting)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지연 디스카운팅 현상은 개개인의 충동성을 시험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충동성을 시험하는 질문은 여러 가지입니다. 가령 100만원을 받기 위해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어떤 사람은 1년이라 대답하는 반면 훨씬 인내심이 큰 사람은 1년 6개월까지도 기다릴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한편 지금 10만원을 준다면 1년 후 받게 될 100만원을 포기할 수 있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1년을 기다려 100만원을 받느니 지금 당장 10만원을 받겠다”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더 인내심이 큰 사람은 “1년을 기다려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10만원으로는 모자라다. 적어도 50만원 정도는 받아야 (미래에 주어지는 보상을) 포기할 수 있다.” 라고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원문출처: 디 아틀란틱

번역: Horten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