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로 눈속임하는 다섯 가지 방법
도표를 그리는 목적은 데이터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바 그래프와 파이 도표는 대단히 효과적인 도구지만, 잘못 활용할 경우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없는 경향을 있다고 믿게 되거나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여기, 도표를 잘못 시각화한 사례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아리송한 원근법
Data from http://www.mrexcel.com/tip142.
위의 두 파이 도표에서 노동(Labor)을 나타내는 부분은 똑같이 전체의 30%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도 오른쪽 파이 그림의 노동 부분이 훨씬 크게 보입니다. 해당 조각이 앞쪽으로 나오면서 3D로 그려진 파이 도표의 두께가 늘어나고, 어두운 파랑을 나타내는 픽셀의 숫자도 두 배 이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MIT의 지각과학자인 루스 로젠홀츠 박사는, 인간의 시지각은 3차원을 해석하는 데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고 설명합니다. 3차원 도표를 마주하게 되면, 색칠된 부분이 클수록 나타내는 분량도 커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파이 도표의 조각에 더 많은 픽셀이 쓰일수록 해당 조각이 나타내는 양도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앞쪽에 위치한 조각이 더 큰 값을 가진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2. 모호한 모양새
Data from http://www.mrexcel.com/tip142.
도표로 눈속임을 하는 고전적 방법은 관련없는 정보를 끼워넣는 것입니다. 오른쪽 도표를 볼 때 실제 자료와 일치하는 정보는 원뿔의 높이 뿐입니다. 그러나 함께 눈에 들어오는 원뿔의 부피 때문에, 왼쪽 바 도표의 맨 아랫단보다 원뿔 도표의 맨 아랫단이 훨씬 더 큰 값을 나타낸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두 도표에서, 맨 위에 위치한 관리 비용(Admin)은 똑같이 전체 비용의 1/3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오른쪽 도표에 나타난 관리 비용은 1/3보다 더 적어 보입니다. “저런 3차원 원뿔 도표에서 다른 시각적 정보를 무시한 채 오직 높이에만 집중하려면, 훨씬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을 들여야 하지요.” 로젠홀츠 박사의 말입니다.
3. 비슷한 것 같이 두기
Data from http://tylervigen.com/
얼핏 비슷하게 보이는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선이 도표에 함께 그려져 있으면, 보통 두 선이 나타내는 정보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 이 도표에 그려진 빨간 선은 자살률을, 녹색 선은 과학기술에 들어가는 비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완전히 독립된 두 데이터이지요. 그러나 얼핏 봤을 땐, 무의식중에 두 그래프가 서로 상관이 있으리라고 짐작하게 됩니다. 사람은 “경향성”을 찾으려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주어진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좋은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연결고리를 자꾸 찾으려 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4. 무리 속에 감추기
Data from Jones, G.E. How To Lie With Charts BookSurge Publishing, Charleston, SC (2006).
없는 경향성도 찾아내는 사람들의 눈앞에서, 데이터에 멀쩡히 드러나는 경향성을 감추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요? 왼쪽 도표를 보면 마케팅(Mktg)에 들어가는 비용이 3년 사이 세 배로 늘어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 도표도 같은 정보를 담고 있지만 다른 자료 때문에 그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입니다. 비용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미해 보입니다.
5. 스케일 늘이고 줄이기
Data from Jones, G.E. How To Lie With Charts BookSurge Publishing, Charleston, SC (2006).
첫눈에 두 도표는 전혀 다른 두 데이터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다시 찬찬히 살펴보세요. 유일한 차이는 스케일뿐이란 걸 알게 될 겁니다. 이런 눈속임이 먹히는 이유는 도표의 스케일과 데이터를 동시에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로젠홀츠 박사는 말합니다. 보통 그래프의 높낮이를 먼저 확인한 후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스케일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땐 이미 데이터에 대한 첫인상이 새겨진 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