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형과 성기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지우는 사람들의 이야기(2)
2014년 10월 30일  |  By:   |  IT, Uncategorized, 문화  |  No Comment

와이어드에 오른 특집 기사를 2부에 나누어 소개합니다. 전문 보기

미국에도 필리핀과 비슷한 콘텐츠 검열 센터가 있습니다. Video Egg라는 비디오 공유업체에서 일한 제이크 스웨어잉겐 씨는 일한 지 3일 만에 참수형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으악! 목을 베는 걸 봤어요!” 그러자 뒤에 있던 동료가 의자를 돌리며 물었죠. “그래? 어떤 거?” 그때 스웨어잉겐 씨는 이 직업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니다. “사람들이 정말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걸 보면서 무덤덤하고 태연하게 농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필리핀에서 많은 작업이 이루어지지만, 문화적 맥락이 필요한 부분은 아직도 미국에서 직접 관리해주어야합니다. 일차 작업을 아웃소싱으로 끝내고 이차 검열을 하는 식이죠. 월급은 필리핀 베테랑 직원 하루 벌이가 미국인 신입 한 시간 급여 정도입니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각광받는 직업이 미국에서는 대학을 졸업 후 직업을 찾지 못해 절박한 사람들이 들어오죠. 그리고 쉽게 떠나갑니다.

“석 달에서 다섯 달이면 ‘나 온종일 뭐 하고 있는 거지? 끔찍해.’ 라며 자괴감에 빠지죠.” 대학에서 역사학 전공 후 직업을 찾지 못해 방황하다 유튜브에 컨텐츠 관리자로 취직했던 롭의 발언입니다. “처음엔 유튜브가 레쥬메에 올라가는 건 대단하고, 돈도 잘 주는 직업을 찾아 행운이라고 생각했죠.” 공짜 점심도 제공되고 모니터 한 개로 콘텐츠를 검열하는 동안 다른 모니터로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유튜브 직원들은 무슬림 지도자 안와르 안 아울라 키의 연설을 삭제했습니다. 한 영국 여인이 그의 연설을 듣고 정치인을 칼로 찔러죽일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 이후였죠. 정치적인 동영상도 이들의 손을 모두 거칩니다.

잔인한 길거리 싸움, 동물 학대와 고문, 자살 폭탄 테러, 참수, 끔찍한 교통사고까지 모두 누군가의 손을 거칩니다. 아랍의 봄이 한창일 때 활동가들은 유튜브를 이용해 폭력적인 동영상을 올렸고 검열자들은 심각한 폭력물은 지워버리되 “뉴스가 될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는 남겨두라는 지침을 받았습니다.

“동물 학대 비디오를 보면 대부분 학대하는 사람이 직접 찍어요. 누군가 그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면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니 인류에게 어두운 측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그게 비디오 그 자체보다 더 절망스러워요.”

롭은 일이 끝나고도 비디오의 환영에 시달립니다. 유튜브가 상담 전문가를 지원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롬은 스스로 잊을 방법을 찾습니다. 일을 시작한 후로 술과 몸무게가 부쩍 늘었죠. 구글의 정직원이 되기 위한 시도에도 실패하자 롭은 결국 일을 관뒀습니다. 마지막 날, 회사를 나와 날아갈 듯한 마음으로 부모님 집에 가 삼일을 내리 잤죠.

소셜미디어 콘텐츠 검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입니다. 제인 스티븐슨 씨는 영국판 국정원에서 정신건강 부서에 근무하면서 소아성애 관련 범죄를 조사한 후 끔찍한 이미지에 시달리는 사람을 많이 접했습니다. 이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고 꾸준히 연구해왔죠. “왕따를 당하거나 가까운 사람이 사망했을 때의 트라우마를 상상하며 그 정돈 극복하라고 쉽게 말하곤 하죠. 그러나 2살 아이를 성폭행하는 장면이나 목을 베는 장면을 본 후에(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트라우마가 남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징후 (PTSD)지요. 누구나 하나씩 남은 잔상이 있어요.” 필리핀 마닐라의 용역 회사들도 직원들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한번 인간의 어두운 측면을 보고 나면 극복이 쉽지 않죠. 하루에 8시간씩 포르노를 보고 배우자와 성관계를 맺고 싶지 않아진 사람도 있고, 불안해서 누구에게도 아이를 못 맡기겠다는 여성은 다반사입니다. 모두 노이로제에 걸려있죠. 인간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보고 나면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됩니다.

“기억에 남는 비디오가 하나 있어요. 15세~18세쯤 젊은 여성의 성기에 대머리 남자가 머리를 억지로 들이미는데 여성은 눈을 붕대를 감고 수갑을 찬 채로 고통스럽게 울부짖고 있었죠.” 말하면서 마리아는 몸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의 생김새는 너무나 평범해 길거리에서 봤으면 무심히 지나칠 얼굴이었지요. 악마의 그렇게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는 걸 믿을 수 없었죠. 이제 마리아도 일을 그만두고 의과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W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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