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공감을 불러일으켜 사이버 폭력(Cyberbullying)를 막을 수 있을까?
2014년 10월 27일  |  By:   |  IT, 문화  |  2 Comments

페이스북의 7,185명 직원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마 아투로 베자르 (Arturo Bejar)씨일 겁니다. 광고 수익을 창출하냐고요? 웹싸이트 성능 유지를 담당하느냐고요? 아뇨, 베자르 씨는 전 세계 13억 인구, 특히 청소년들에게 넷 상에서 예의를 가르쳐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온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말을 내뱉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꼭 누가 더 못되질 수 있나 시합하는 것 같죠. 페이스북 유져에게 친절한 답글을 기대하다니그런 헛수고가 어디 있을까요!

페이스북 고객관리 보호팀 80명을 이끄는 기술 리더 베자르 씨는 대부분 유져가 답글이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고 있다는 걸 모를 뿐이라고 믿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대화할 때 우리는 상대방 목소리 톤이나 얼굴 표정을 보며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하죠. 그러나 온라인에 오면 그 도구들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베자르 씨는 페이스북에서도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을 일으키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이 웃고 우는 걸 볼 수 있는 것처럼요.

이는 소셜미디어에서 인간이 어떻게 서로에게 공감하고 예의를 지킬지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사람들은 상스럽고 무신경한 답글에 상처를 받아 서비스를 떠나곤 하지요. 퓨리써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미국 젊은이의 65%가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공격한 적이 있고, 92%가 온라인 왕따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지요.

페이스북은 먼저 불편한 포스팅이나 사진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포스팅 오른쪽 상단 버튼을 누르면 메뉴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포스팅이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알려주는 기능도 만들었지요. 한두 단어도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당황스러움(embarrassing)”로 애매모호할 때는 50% 만 이 도구를 썼는데 “이 포스팅은 당황스러워요(It’s embarrassing)” 이라고 좀 더 자세히 풀어 설명해주는 것 만으로도 사용빈도가 78%로 올라갔습니다.

청소년은 특히 중요한 보호대상입니다. 부정적인 반응에 잘 다룰 수 있을 만큼 감정적으로 성숙해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청소년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도구와 통로가 필요합니다.

청소년은 페이스북에서 포스팅을 지워달라고 요청할 때 “이 포스팅은 당황스러워요(It’s embarrassing)”에만 확인 표시만 하는 대신 어떤 기분을 느꼈고 왜 상처받았는지에도 코멘트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 반응은 친구에게 전해지죠. 페이스북은 청소년이 이 기능을 많이 사용하도록 의도적으로 ‘감정’ ‘상처’ 같은 단어를 썼고, 사용빈도는 20%에서 80%까지 올라갔습니다. “코멘트 상자에 미리 예시 반응을 보여주거나 빈 상자를 보여주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어요. 아무 예시를 주지 않으면 대부분 상황을 개선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글만 남기는 게 보통이었어요.” “이 포스팅은 비열해요. 나는 상처를 받았고, 페이스북에 이런 글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가 85%의 유져가 보내는 기본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걸 깨달으면 그 글을 내릴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흥미롭게도 대부분 포스팅은 사실 남을 상처입히려고 한 게 아니었습니다. 농담이 인터넷으로 오면서 웃기지 않게 되어버린 거죠. 원글을 올린 사람의 90%는 그 글이 웃겨서 모두 좋아할 줄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일부러 공격적인 글을 올린 사람은 2%에 불과하죠. “믿거나 말거나, 대부분 좋은 뜻으로 말한 거에요.”

작년,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상 감정 표현과 감정이입을 쉽게 만들 요량으로 표정이 풍부한 스티커를 도입했습니다. 다음 단계로는 웃고 웃는 소리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아직 기술은 인간이 인간답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줄 여지가 많아요.” (N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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