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회피에 사용되는 더블 아이리쉬(the double Irish)란 무엇인가?
2014년 10월 16일  |  By:   |  경영  |  1 comment

얼마 전 구글 및 애플과 같은 다국적 테크(tech) 회사들이 매년 수십조 규모의 잉여이익금을 버뮤다(Bermuda)와 같은 조세회피 처로 빼돌리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이들이 이용하고 있는 조세제도의 허점은 더블 아이리쉬(the double Irish)라고 불리는 아일랜드의 조세 시스템과 관련이 있습니다.

더블 아이리쉬란 무엇인가?
더블 아이리쉬는 아일랜드와 미국에서 각각 인정하는 법인의 주소지 개념이 다르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합니다.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영토 내에서 법인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있을 때 법인세를 부과하는 데 반해, 미국은 법인이 등록된 주소를 중심으로 법인세 부과 여부를 결정합니다. 미국에 기반을 둔 테크 회사들과 제약회사들이 사용하는 수법은 아일랜드에 지재권을 갖춘 새로운 법인을 설립한 후, 버뮤다와 같은 조세회피 처에 이를 관리하는 법인을 추가로 설립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재권으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이 법인으로 흘려보내는 것이죠. 이 경우, 아일랜드 조세 당국은 실질적으로 아일랜드 내의 법인을 관리하는 주체가 버뮤다 지역에 있기 때문에 이 법인에 조세를 부과할 수가 없으며, 미국 조세 당국 역시 이들 회사가 등록된 지역이 치외법권지역(아일랜드)이기 때문에 조세 가능한 법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국, 다른 두 조세 제도 사이의 헛점을 다국적 기업들이 편법으로 파고드는 것이죠.

더블 아이리쉬가 그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가?
더블 아이리쉬를 비롯하여 비슷한 조세회피방법을 이용해서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로 빼돌린 현금만 하더라도 현재까지 1,000조 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제는 별다른 제제가 없는 한 상당량의 수익금을 조세피난처로 빼돌리는 기업들의 행태가 계속될 것이란 점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다국적 회사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 정부는 물론 실질적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활동하는 각국 정부에 커다란 골칫덩어리임이 틀림없습니다.

기업들의 항변은?
기업들은 조세회피에 대한 언론 매체와 대중들의 비난에도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습니다. 자신들은 각국의 정부가 만들어둔 제도를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며, 법에 저촉되는 행위라 볼 수도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구글의 에릭 슈미츠 회장은 조세회피에 대한 맹비난에 ‘우리는 정부가 만들어놓은 조세 유인에 따라 자연스레 행동했을 뿐이다.’라며 비난의 화살을 조세 당국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아일랜드가 더블 아이리쉬 제도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을까?
아일랜드는 물론 세계 각국 정상들은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근절해야 한다는 장기적 목표에는 모두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일랜드가 더블 아이리쉬 제도를 폐기한다 하더라도 다른 조세제도의 허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상 기업들은 또 다른 편법을 찾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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