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 몸무게가 무거웠던 아이가 학교 성적이 좋습니다
2014년 10월 13일  |  By:   |  문화  |  No Comment

지난 20년간 유도 분만을 시도하는 임산부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오늘날 미국에서 발생하는 출산 중 50%는 약물이나 수술을 통해서 분만을 재촉하는데 이는 1990년에 비하면 두 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렇게 유도 분만이 늘어난 이유는 임신 39주차가 지나서 태아의 몸무게가 5.5파운드를 넘어서면 언제 태어나더라도 건강하다는 믿음이 확산되었기 때문입니다. 태아가 자궁에 더 오래 머문다고 해서 태아가 특별히 더 건강해지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믿기 시작했고 부모들과 의사들은 출산 날짜를 계획하는 것이 더욱더 편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도 분만은 널리 확산했습니다.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태아들을 11년간 관찰한 자료를 이용한 최신 연구는 유도 분만 문화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노스웨스턴대학의 세 명의 경제학자와 플로리다 의대 교수가 경제학에 가장 권위 있는 저널인 전미 경제학회지(American Economic Review)에 곧 실을 논문을 보면 태아의 출생 당시 몸무게는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아이의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들은 플로리다주가 신생아들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를 추적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출산 시 몸무게가 학교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이들의 분석을 따르면 아이의 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어날 때의 건강 상태와 성별, 임산부의 임신 기간과 건강상태, 나이, 인종, 그리고 교육 수준을 통제한 뒤에도 출산 시 몸무게는 성취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10파운드로 태어난 아이는 6파운드로 태어난 아이보다 1,600점 만점의 SAT 테스트에서 80점을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합니다. 초등학교에서 상위 5%의 성적을 보이는 학생 중에서 33%는 태어날 때 적어도 8파운드 이상이었는데 전체 신생아 중에서 8파운드 이상은 25%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태어날 때 몸무게가 많은 아이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연구 하나로 유도 분만 문화가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7파운드로 태어난 아이보다 8파운드로 태어난 아이들이 더 건강한 경향이 있지만, 너무 무겁게 태어나거나 예정일은 넘긴 출산은 그 나름의 위험을 수반합니다. 하지만 출산 시 몸무게가 가져오는 효과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모든 그룹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출산의 의료화 문화(Medicalization)와 관련된 논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11년, 미국 산부인과 협회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임신 39 주전에 유도 분만을 하는 것을 없애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유도 분만 비율은 줄어들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유도 분만은 임산부의 양수가 터졌거나 다른 건강상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산모들이 선택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도 분만과 관련된 이슈는 크게 봐서 대자연의 본성에 거스르는 의료 문화가 과연 사람들에게 혜택을 가져오고 있는지에 관한 논쟁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의료 보험 시스템은 가장 개입 적이고 가장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소수의 의료 관련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 너무 의존해서 모든 것을 미리 예방하려는 식의 의료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몇몇 특별한 조건의 환자들에게만 적용되던 치료가 큰 혜택을 입지도 않는 일반 대중에게 쉽게 확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이 위태로울 때 사용되던 유도 분만이 한 예이고 다른 예로는 혈관 막힘을 방지하기 위해서 혈관에 주입하는 스텐트(stents), 등 수술, 그리고 전립선 치료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물론 근대 의학이 출산에서 완전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못된 생각입니다. 오늘날 미국에서 출산 중 사망하는 산모의 비율은 0.02%로 근대 의학은 여기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하지만 출산의 지나친 의료화가 진행되었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너무 많은 개입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적정 출산 시기를 정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연구 결과가 옳다면, 오늘날 우리는 너무 많은 태아를 너무 빨리 출산시키고 있는지 모릅니다. 물론 임신 41주가 지난 뒤의 출산 역시 위험을 수반합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출산과 너무 늦은 출산 사이에 절충(trade-offs)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자체도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더 많은 의료 서비스가 더 나은 건강을 가져온다고 믿어 왔습니다. 진실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 우리를 안심시킨 것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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