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들은 졸업하고 무슨 일을 하나
2014년 10월 2일  |  By:   |  경제, 세계  |  2 Comments

미국 유수의 대학생들이 졸업 후 어떤 일을 하는지를 몇 년간 집계해 살펴봤더니 여섯 가지 진로로의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여섯 가지 진로란 금융계, 컨설팅 회사, 법대 진학, 의대 진학, 석사, 박사 과정으로의 대학원 진학,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큰 비영리 교육단체 미국을 위한 교육(Teach For America, TFA)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이 여섯 곳으로 가는 학생들을 합하면 전체 졸업생의 50~70%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또한 대부분 대도시에서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왜 이렇게 학생들이 특정 직종이나 진로로 쏠리는 걸까요? 우선 금융권과 컨설팅 회사, TFA의 경우는 매년 새로운 인재들을 뽑는 데 수십, 수백억 원의 돈을 들입니다. 그만큼 높은 임금을 비롯해 훌륭한 보상 체계를 미끼로 졸업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죠. TFA의 경우 20대에 쌓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경력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로스쿨이나 의대에 가는 건 어떤가요? 일단 부잣집에서 태어난 일부를 제외하면 학비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대신 이런 전문대학원 학생들은 대출을 굉장히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미래의 소득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해도 20대 초반에 1억원 가량 빚을 지고 공부해서 변호사나 의사가 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2020년에는 로스쿨 졸업생 가운데 실업자가 17만 6천 명에 달할 거라거나, 박사 학위 소지자 가운데 40%가 일자리를 못 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도 이렇습니다.

유능한 인재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만을 좇는 경향이 심해지면 경제는 활력을 잃습니다. 창업을 하거나 작지만 유망한 기업에서 위험 부담을 안고 일하는 인재들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1982년만 해도 전체 미국의 회사들 가운데 절반이 생긴지 5년이 안 된 젊은 회사였습니다. 2011년에 이 수치는 35%로 떨어졌습니다. 2008년에 처음으로 고용 규모가 500명을 넘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미국인들이 전체 미국 노동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많은 특허를 받으며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어왔습니다. 물론 대형 로펌 변호사, 컨설턴트, 잘 나가는 의사 출신 창업가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만, 이는 절대로 흔치 않은 일이란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안정적인 직장을 갖게 되면, 새로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에 나서는 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죠.

미래가 창창한 대학 졸업생들이 여섯 가지 선택지 않에서 고민하게 놔두어선 안 됩니다. 600, 6000가지 진로를 모두 열어놓고 치열하게 부딪히며 기업을 세우고 지역 사회에 뛰어들어 혁신을 일으키며 사회와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도와야 합니다. (Quar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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