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성적 취향을 수집하는 이유
2014년 9월 18일  |  By:   |  세계  |  No Comment

지난여름 저는 모스크바에서 비밀리에 에드워드 J. 스노든을 만나 3일 동안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덕분에 스노든이 어떤 사람이며 왜 NSA(국가안보국) 비밀 자료를 세상에 공개하게 됐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노든은 자신이 발견한 비밀 가운데 가장 충격을 준 것 중 하나가 NSA가 미국 시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을 이스라엘 정보기관 <유니트 8200>에 일상적으로 넘겨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민감한 정보를 외국에 넘길 땐 흔히 “최소화 작업”(minimized)이라고 불리는, 이름을 비롯한 사적인 정보를 제거하는 작업을 선행하는 게 관례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자료를 공유하면서 NSA는 최소화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에 넘겨진 도청 자료는 주로 전화 감청과 이메일 감청 자료였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 친척을 둔 아랍계 미국인의 대화 내용도 있었다고 스노든은 밝혔습니다.

“그건 충격이었습니다. 우리가 본 가장 거대한 권력 남용 중 하나입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스노든의 걱정은 근거가 있어 보입니다. 지난주 <유니트8200>에서 일했던 퇴역 군인 43명(그중 다수는 여전히 예비군입니다)이 자신이 일한 그 기관이 도청을 남용했다며 고발했습니다. 그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군 고위 간부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이스라엘 당국이 정치적 박해를 목적으로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은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성적 취향, 불륜, 돈 문제, 신체 비밀 등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 담긴 도청 자료를 모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도청 자료는 팔레스타인 사람을 협박, 회유하거나, 팔레스타인 사회에 분열을 일으킬 위한 목적으로 쓰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그 폭로 내용의 전체적 취지를 반박했지만, 고발 내용은 조사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게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국가 안보 목적이 아니라 단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쓰인 문제의 그 정보는 바로 NSA의 미국 내 감시망으로부터 나왔습니다.

NSA와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협정문을 보면, 양국이 공유하는 정보 자료의 범위는 녹취자료, 요약문, 팩시밀리, 텔렉스, 음성 자료, 메타데이터 등 실질적으로 모든 형태의 통신 내용을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협정문은 NSA가 이스라엘에 자료를 넘기기 전 미국 시민의 통신 내용을 걸러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협정문 가운데 이스라엘이 도청 자료를 이용할 때 미국법을 따르도록 강조하는 부분이 있지만, 설사 이스라엘이 불법적으로 도청 자료를 이용하더라도 미국이 법적 구속력을 갖고 이를 고발할 수 없다는 점도 같은 협정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NSA가 미국 안에서 비슷한 짓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린 경계해야 합니다. 작년 스노든이 폭로한 문건 가운데 하나인 2012년 비밀문건을 보면 이미 그런 조짐이 보입니다.

그 문건은 전 NSA 국장이었던 키스 B, 알렉산더 장군이 남긴 것으로, 꼭 테러리스트가 아니더라도 NSA가 보기에 위험하고 급진적인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그 인물의 명성에 흠집을 낼 목적으로 포르노 웹사이트 방문 기록을 수집해왔다는 사실이 적혀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가 이 문건의 수정판을 공개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만난 스노든은 과거 존 에드거 후버 시절 FBI의 전횡을 연상시킨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FBI는 시민 운동가를 감시하고 협박하면서 도감청 자료를 남용했습니다. “마치 FBI가 마틴 루터 킹에게 불륜 자료를 들이대며 자살을 종용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우린 그런 종류의 짓거리가 1960년대에나 벌어질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지금 우리가 그걸 하고 있는 걸까요? ” 이 질문은 바로 미국 시민과 이스라엘 시민이 스스로 던져야 할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이 글을 쓴 제임스 뱀포드는 NSA에 관한 세 권의 책을 쓴 언론인입니다. 지난 8월 <와이어드>지에 스노든 단독 인터뷰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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