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핑커의 새 책 “센스 오브 스타일(The Sense of Style)”
2014년 9월 17일  |  By:   |  문화  |  3 Comments

언어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스티븐 핑커는 자신의 새 책 “센스 오브 스타일(The Sense of Style)”에서 21세기에 적합한 글 쓰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일반적인 글쓰기 책에는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대체로 정당한 이유 없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몇몇 조건과 예외들이 적혀 있습니다. 어떤 예외들은 그럴 듯 하지만 또 어떤 것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핑커의 책은 다릅니다. 그의 책에도 지켜야 할 목록들이 있지만, 각각의 목록에는 이를 정당화하는 심리학적, 또는 언어학적 설명이 함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이런 류의 책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재미’가 있습니다. 아마 이 책은 당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싶을 유일한 글쓰기 교재일겁니다.

1.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이론(Classic Style)

기존의 글쓰기 교재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바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어떤 규칙은 즉흥적으로 보이며, 따라서 뛰어난 작가들도 그런 규칙을 때로 어기게 됩니다. 뛰어난 글장이라면, 그는 왜 자신이 그런 규칙들을 받아들였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떨 때 그 규칙을 깰 수 있을지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핑커는 자신의 책을 정확히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프랜시스-노엘 토마스와 마크 터너의 책 “진실은 명확하고 단순하다(Clear and Simple as the Truth)”에 설명된 전통적인 이론입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글이란 곧 작가와 독자의 대화이며 이 대화의 내용은 두 사람의 어떤 공통관심사라는 것입니다. 핑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전통적 이론에 대한 적절한 비유는 바로 세상을 쳐다보는 행위입니다. 작가는 독자가 미처 주목하지 못한 어떤 대상을 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독자의 시선을 인도하여 독자가 스스로 그 대상을 보도록 안내합니다. 글의 목적은 전달이며 그 유일한 동기는 진실입니다. 성공적인 글은 독자로 하여금 진실을 마주보게 하며, 그 글이 얼마나 명확하고 단순한지가 바로 그 성공의 증표가 됩니다.

그가 지적하는 것처럼, 위의 전통적 이론은 학문적 글쓰기나 설명문과 잘 맞아떨어지며 시나 소설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습니다. 한편, 포스트모던 이론은 전통적 이론과 다릅니다. 그들은 “진실”에 회의적이며 그 진실이 이를 묘사하는 개념이나 이론이라는 틀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포스트모던 이론과 전통적 이론의 차이는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알려져 있습니다. 포스트모던주의자들도 종종 어떤 진실을 전달하려 합니다. 그리고 지식이 때로는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 사실이며, 또 때로 우리가 편향된 개념과 이론을 가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실들을 독자에게 알리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2. 핑커의 규칙들

아래의 규칙들은 책에 등장하는 것들 중 몇 가지를 고른 것입니다. 이들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규칙들의 이유를 아는 것입니다.

  1. 자기 지시 설명(metadiscourse)을 지울 것 – 자기 지시 설명이란 그 글에 대한 글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첫번째 단락에서는 우리는 이런이런 일을 할 것이다…” 같은 것입니다. 때로 이런 설명은 필요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과 같은 방식으로 가능한한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전달하려는 내용과 무관한 자기이야기를 하지 말것 – 우리는 종종 어떤 개념을 설명할 때, 관련된 자기의 일을 이야기하거나 이 개념이 얼마나 어렵고 논쟁적인지를 설명하려 합니다. 학문적 글쓰기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철학자들은 종종 실제 주장이나 이론을 말하기보다 다른 철학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자주 이야기합니다. 물론, 때로 독자의 관심사가 그런 학계의 논쟁 자체일 수도 있으며, 그 때에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3. 과도하게 자신을 방어하지 말것 – 많은 이들이 너무나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합니다. 그 결과 “겉으로는(seemingly)”, “보기에는(apparently)”, “거의(nearly)”, “부분적으로(partially)”와 같은 부사가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단어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할 경우 독자들은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같은 논리로, 너무 과한 강조도 피해야 합니다.
  4. 판에 박은 문구(cliche)를 피할 것 – 널리 쓰이는 비유가 널리 쓰이는 이유는 그것이 좋은 비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시, 너무 널리 쓰이게 된 이유로 그것은 과거 그것이 주었던 느낌을 더 이상 전달하지 않습니다.
  5. 추상적인 사고는 권장하지만, 추상적인 단어는 피할 것 – 이건 좀 설명이 필요합니다. 추상적인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모호함은 피해야 합니다. 따라서 “문제(issues)”, “모형(models)”, “수준(levels)”, “전망(perspectives)” 같은 단어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개인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는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로 써야 합니다.
  6. 기억할 것: 명사화(nominalization)는 위험한 무기 – 명사화는 동사, 예를 들어 “단언하다(affirming)”를 명사, 곧 “단언(affirmation)”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명사화는 행위자와 관계자를 문장에서 제거할 뿐 아니라, 종종 책임여부를 모호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정치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실수가 있었다.(Mistakes were made.)”
  7. 1인칭 대화체를 사용할 것 – 1인칭과 2인칭을 사용합시다. 글이나 책을 마치 저자와 무관한 것처럼 칭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 기사는 다음을 주장한다”와 같은 문장을 피해야 합니다.
  8. 수동태는 필요할 경우 허용됨 – 전통적으로 수동태는 나쁜 문장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의도가 확실하다면 수동태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능동태는 상대방의 주의를 행위자에게 돌리는 반면 수동태는 주의를 행동을 당하는 대상에게 돌린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I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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