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들어가는 단어는 어떻게 선정될까?
2014년 9월 2일  |  By:   |  문화  |  No Comment

8월 초 옥스퍼드 출판사가 온라인판 사전(www.oxforddictionaries.com)에 neckbeard(목에 난 털), side boob(몸이 많이 드러나는 옷을 입어 노출된 여성의 가슴 옆 부분), mansplaining (주로 남성이 여성에게 상대를 낮추어 보는 태도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행위)과 같은 신조어를 사전에 포함하기로 결정하자, 언제나처럼 논란이 뒤따랐습니다. 사전편찬자들은 사전에 들어갈 단어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 것일까요?

한 때 옥스퍼드 출판사에 있다가 온라인 사전 쪽으로 자리를 옮긴 한 관계자는 사전을 만드는 작업이 “나쁜 단어”를 골라내는 경찰의 일이라기보다 큰 그물망을 가지고 단어들을 수집하는 어부의 일에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신조어나 비속어를 솎아내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를 충실하게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사전이 사용되는 모든 단어를 담아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특히 종이 사전의 경우엔 제한된 비용과 페이지수 내에서 쓸모있는 사전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는 줄타기를 해야 합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사용 빈도수가 아주 낮은 단어나 과학 전문 용어 등을 제외하는 것입니다. 신조어가 등장한다고 무조건 포함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그 단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될 때 까지 기다리고, 또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계속해서 살아남는 단어로 판단될 때 까지 기다리죠. 그러나 그런 판단 끝에 단어를 사전에 수록하기로 했다고 해서, 그 단어를 “인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주 권위있는 사전들도 인종차별적 언어나 심한 욕설을 싣고 있으니까요.

인터넷의 등장은 사전 편찬 작업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사전을 찾는 시대가 오자, 발음 듣기 등 추가 기능 경쟁도 심화되었습니다. 인터넷 사전은 종이 사전에 비해 신조어를 쉽게 빨리 추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옥스퍼드가 이번에 추가한 “최신 유행어” side boob은 인터넷 사전 어번딕셔너리(www.urbandictionary.com)가 2005년에 이미 추가한 단어입니다. 페이지 수의 제약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료 인터넷 사전들 간 클릭수 경쟁을 의식한 탓도 있습니다. 신조어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지면 쉽게 지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업계의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역사와 전통의 콜린스 출판사(Collins)도 최근 새로 추가할 단어를 트위터 사용자 투표를 통해 선정했습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