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고 버틸까, 10분만 눈을 붙이고 다시 정신 차릴까? 고민하지 마세요, 둘 다 하세요
2014년 9월 2일  |  By:   |  과학  |  2 Comments

커피와 낮잠. 이 글을 읽는 이들 대부분이 무언가에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도무지 집중이 안 될 때 둘 중 어떤 하나를 택할 겁니다. 둘 다 실제로 졸음을 쫓고 일에 집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그런데 이 둘을 한꺼번에 하면 어떨까요? 이른바 “커피, 그리고 낮잠(coffee nap)”을 동시에 하는 겁니다. 카페인은 잠을 쫓는 데 쓰는 것이지, 커피를 먹고 낮잠을 자는 게 무슨 엉뚱한 조화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는 집중력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휘, 유지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방법입니다.

먼저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과 낮잠이 각각 어떻게 우리의 피로를 덜어주고, 일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지 그 원리를 살펴봅시다. 우리 뇌가 부지런히 활동을 하고 나면 그 부산물로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물질이 생깁니다. 아데노신이 계속해서 뇌 주변에 쌓이면 수용기(receptor)에 달라붙습니다. 아데노신이 일정 수준 이상 수용기에 달라붙게 되면, 우리 몸은 피곤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 수용기에 아데노신만 달라붙는 게 아닙니다. 커피를 마시면 그 속에 든 카페인이 위장을 통해 혈관으로 스며들어 역시 수용기에 달라붙습니다. 카페인이 붙어 있으면 아데노신이 이를 뚫고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피로를 덜 느끼게 되는 겁니다. 잠은 어떻게 피로를 줄여줄까요? 잠을 자는 동안 뇌의 활동으로 쌓인 아데노신이 사라집니다. 이것이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고 나면 머리가 맑아짐을 느끼고 뇌가 실제로 활력을 어느 정도 되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잠을 너무 오래 깊이 자고 나면 소위 비몽사몽 상태에서 깨어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20분 이내로 잠깐 눈만 붙이면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서기 전에 다시 깨어나기 때문에 비몽사몽 단계 없이 바로 잠들기 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잠깐 잔 잠이라도 15~20분 사이에 아데노신의 양은 분명 줄어듭니다. 바로 이 20분 남짓한 시간이 ‘커피, 그리고 낮잠’의 핵심 열쇠와도 같습니다. 커피를 마신 뒤에 바로 잠을 청해 눈을 붙이고 나면 아데노신이 줄어든 상쾌한 상태에서 일어난 순간부터 체내에 흡수된 카페인이 아데노신과 수용기에 들러붙는 일을 두고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낮잠과 커피의 잠 쫓는 기능을 융합해 극대화하는 셈이죠.

이상은 이론적인 설명이었는데, 최근 과학자들은 실제로 커피를 마시고 짧은 낮잠을 잔 사람들이 집중력을 요하는 업무, 가상 운전, 각종 암기력 시험 등 여러 가지 일에서 커피만 마셨거나 낮잠만 잔 사람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또한 커피를 마시고 짧은 낮잠만 잔 사람들이 적어도 단기간 동안은 밤잠을 자지 않고도 비슷한 집중력을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커피, 그리고 낮잠,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꼭 달게 10분이고 15분이고 자야만 하는 게 아닙니다. 선잠에 들었다 깨더라도 누워서 잠깐이라도 온몸을 쉬게 하면 아데노신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단, 앞서 말했듯이 20분 이상 잠들어 깊은 잠에 빠지고 나면 모든 것이 도루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V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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