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는 왜 틀렸나? 세계화와 개발도상국 내의 소득 불평등
2014년 8월 26일  |  By:   |  경영, 경제  |  2 Comments

세계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세계화가 가난한 국가에 도움이 된다고 늘 강조해왔습니다. 실제로 1988년과 2008년 사이에 부유한 국가와 빈곤한 국가 사이의 불평등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각 국가 내부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그렇게 장밋빛이 아닙니다. 가난한 국가 내에서도 세계화는 소득 불평등을 증가시켰습니다. 소득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수인 지니 계수(Gini Index)를 살펴보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위치한 국가들의 지니 계수는 1993년에서 2008년 사이 9%가 증가했고 중국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34%나 증가했습니다. 이를 두고 경제학자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경제학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리카르도(David Ricardo)의 예측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비교 우위론의 창시자인 리카르도는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생산 우위가 있는 제품을 수출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방글라데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의 경우 숙련 노동자가 비숙련 노동자에 비해서 많습니다. 방글라데시의 경우는 반대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금융 서비스나 소프트웨어와 같이 고 숙련 기술을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해서 수출하고 방글라데시의 경우는 의류와 같이 저 숙련 노동이 필요한 제품을 생산해서 수출하면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이 리카르도의 이론입니다.

비교 우위 이론은 가난한 국가가 다른 나라와 무역 교류를 시작하면 가난한 국가에 있는 저 숙련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서 같은 국가 내의 고 숙련 노동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임금 상승의 폭이 더 커져야 한다고 예측합니다. 따라서 가난한 국가의 경우 국가 내의 소득 불평등은 감소한다는 것이 비교 우위 이론에 따른 예측입니다. 이 이론은 18세기에 있었던 첫 번째 세계화의 영향을 잘 설명합니다. 18세기에 유럽은 미국과 비교하면 저 숙련 노동자의 비율이 높았고 미국과의 무역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올랐고 유럽 국가 내의 소득 불평등은 줄어들었습니다. 1700년 프랑스에서 상위 10%의 소득은 하위 40%보다 31배나 높았습니다. 1900년에 이 수치는 11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계화가 심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 내의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이 필요해졌습니다. 2007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이자 하버드 대학교수인 에릭 매스킨(Eric Maskin)은 최근 새로운 이론을 선보였습니다.

매스킨은 노동자들 사이의 매칭(matching)으로 이를 설명합니다. 비숙련 노동자는 숙련 노동자와 함께 어울렸을 때(matching) 더 생산적일 수 있습니다. 여러 명의 비숙련 노동자들 그룹에 매니저를 파견하는 것이 한 명의 비숙련 노동자를 더하는 것에 비해서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스킨은 노동자들은 네 가지 그룹으로 나눕니다: 부유한 국가의 숙련 노동자 (A), 부유한 국가의 비숙련 노동자 (B), 빈곤한 국가의 숙련 노동자 (C), 빈곤한 국가의 비숙련 노동자 (D). 그리고 그는 부유한 국가의 비숙련 노동자(B)가 빈곤한 국가의 숙련 노동자(C)보다 더 생산성이 높다고 가정합니다. 세계화가 본격화된 1980년 이전에는 개발 도상국에서는 숙련 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가 함께 일했습니다 (C and D). 이때에는 빈곤한 국가의 숙련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폭이 작았는데 왜냐면 운송 시설이나 의사소통 비용 때문에 이들이 부유한 국가에 있는 저 숙련 노동자들과 함께 일 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빈곤한 국가의 저 숙련 노동자들의 경우는 같은 국가 내의 숙련 노동자와 함께 일하면서 임금 상승을 경험했고 따라서 빈곤한 국가 내의 소득 불평등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세계화는 인터넷과 다른 기술의 발달로 빈곤한 국가에 있는 숙련 노동자들이 부유한 국가에 있는 저 숙련 노동자들과 일을 할 기회를 늘렸고 이는 결과적으로 빈곤한 국가에 있는 비숙련 노동자들을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부유한 국가에 있는 기업이 생산 일부분이나 전화 상담 센터를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면 이 직업을 차지하는 것은 개발 도상국에 있는 숙련 노동자들(C)입니다. 코넬 대학의 연구를 따르면 인도의 전화 상담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대학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세계화는 이런 노동자들이 선진국 기업이나 노동자들과 더 자주 접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빈곤한 국가의 숙련된 노동자들(C)이 자신들보다 더 생산성이 높은 선진국의 비숙련 노동자들 (B)과 함께 일하면서 생산성이 올라가는 혜택을 보게 되고 따라서 이들의 임금은 상승하는 반면, 개발 도상국의 비숙련 노동자들 (D)은 남겨지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개발 도상국 안에서 소득 불평등이 커지게 되었다는 것이 매스킨의 주장입니다.

물론 매스킨 교수의 주장이 완전히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갖는 특권이기도 하죠). 예일 대학교의 피넬로피 골드버그(Pinelopi Goldberg) 교수는 말합니다. “매스킨 교수가 주장한 이론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발 도상국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기업들에서의 매칭에 관한 미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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