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와인 스쿨] 프랑스 상세르(Sancerre) 화이트 와인
2014년 8월 8일  |  By:   |  문화  |  1 comment

-옮긴이: 뉴욕타임즈의 와인 전문 기자인 에릭 아시모브(Eric Asimov)는 한 달에 한 번씩 특정 지역이나 품종의 와인을 선정해서 이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독자들이 이 와인을 마셔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와인 스쿨(wine school)이라는 것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지난 5월의 주제였던 프랑스 루아르(Loire) 지역에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품종으로 만들어진 화이트 와인을 일컫는 상세르(Sancerre)를 소개한 뒤 한 달 간 독자들이 보낸 평가를 반영해서 작성한 기사입니다. 와인의 맛과 관련된 묘사 중에서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표현들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읽을 때 번역이 어색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원문을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비뇽 블랑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이 포도 품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재배되는 품종이고 와인을 만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익숙함 때문에 소비뇽 블랑이라는 품종을 안다고 해서 상세르(Sancerre)에 대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상세르를 설명할 때 소비뇽 블랑이라는 포도 품종은 이야기 일부일 뿐입니다. 상세르는 소비뇽 블랑이라는 포도 품종보다는 이 와인이 생산된 지역, 즉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더 많이 내포한 와인입니다. 와인은 마시는 사람들에게 그 와인이 생산된 지역의 환경-프랑스적 의미에서는 테루와(terroir)-에 대해서 말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종류의 마실 것들과 차이를 보입니다. 또 와인은 그 와인이 온 지역의 문화를 드러내기도 하죠. 상세르는 중앙 프랑스의 루아르 계곡(Loire Valley) 지역에 위치한 오를레앙(Orleans)에서 75마일 정도 동남쪽으로 떨어진 상세르라는 행정 구역에서 소비뇽 블랑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오인을 일컫는 말입니다. 모든 상세르 와인이 좋은 품질인 것은 아니지만 제가 이번에 소개할 세 가지 와인은 상세르 지역의 토양의 특징이나 기후, 그리고 그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테루와라는 말을 쓸 때 많은 사람은 이것이 토양(soil)의 특성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양이 테루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테루와가 의미하는 것은 이보다 더 깊습니다. 테루와에 대응하는 영어 단어는 없는데 테루와는 주변 지역의 기후와는 구별되는 포도밭의 특정 기후와 해발 높이, 태양 노출 정도, 그리고 포도를 키우고 와인을 수확하는 사람들의 철학까지 포함하는 단어입니다. 피노 누아(Pinot Noir) 품종으로 만든 최고의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는 명성을 얻고 있는 부르고뉴(Burgundy) 지역의 경우 와인 생산에서 테루와의 중요성이 가장 강조된 지역이고 부르고뉴 지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와인 생산에 대한 사람들의 철학과 접근이 다른것이 서로 다른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해 냈습니다. 상세르의 경우 그 지역의 특성이 와인에 반영되어 있긴 하지만 부르고뉴만큼 와인 생산에서 테루와의 중요성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상세르 와인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소비뇽 블랑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에 비해서 좀 더 미묘하고(subtle) 복잡한(complex)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초 향이나 자몽의 향을 가질 수도 있고 흙이나 돌멩이의 아로마가 풍기는, 즉 토양의 미네랄 적 특성이 있습니다. 와인에서 풍기는 미네랄 느낌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과학자들이 여전히 연구를 진행 중이긴 하지만 와인에서 풍기는 미네랄 느낌이 발달하는 데는 토양의 영향이 핵심적입니다. 상세르 지역의 자갈과 석회석이 섞인 토양은 품질 높은 샤르도네(Chardonay) 품종의 와인을 생산하는 프랑스의 샤블리(Chablis) 지역이나 프랑스의 샴페인(Champaigne) 지역과 유사합니다. 저는 종종 좋은 상세르 지역 와인과 샤블리 출신 와인이, 품종이 다른 포도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세르와 같은 품종으로 만들어진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와인보다 더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세 가지의 상세르 와인은 상세르 와인의 특징인 감귤류 과일의 향(citrus), 건초와 미네랄 향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지만, 또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2년 빈티지, 루씨앙 크로셰의 라 크롸 듀 루아 (Lucien Crochet Sancerre La Croix du Roy 2012, $28)의 경우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아로마가 강한 와인이지만 여전히 상큼합니다. 프랑크 & 장-프랑수와 바이이 2012 (Franck & Jean-Francois Bailly 2012, $24)의 경우 자몽 껍질에서 느껴지는 과일의 향과 톡 쏘는 듯한(pungent)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좀 더 가벼운 느낌의 와인입니다. 제라드 불레이 샤비뇰(Gerard Boulay a Chavignol 2012, $28)은 제가 셋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상세르인데 와인을 삼키고 난 뒤에도 입안에 오랫동안 미네랄의 아로마가 느껴질 정도의 깊이를 가진 와인입니다.

잘 알려졌듯이 와인은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는가에 따라 그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많은 사람이 상세르 와인을 신선한 고트 치즈(goat cheese)와 함께 즐깁니다. 루아르 지역이 훌륭한 고트 치즈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상세르를 고트 치즈와 함께 즐기는 것은 그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과 치즈가 잘 어울린다는 공식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저는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과 치즈가 항상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상세르와 고트 치즈는 상세르 문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들이 제가 추천한 상세르나 다른  상세르를 마신 뒤 보낸 감상 중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많은 독자가 제가 설명한 것과 달리 아로마의 향이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평가 한 부분입니다. 제 생각에 많은 독자가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상세르를 열어서 바로 마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상세르는 차가운 상태에서 마셔야 하지만 너무 차가운 경우 아로마나 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냉장고에 와인을 보관해 두었다면 꺼내서 30분 정도 지난 뒤에 와인을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한 독자가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제가 와인을 파는 가게에서 상세르를 달라고 했더니 레드와인을 가져다 줬어요. 상세르라고 하면 모두 화이트와인 아닌가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상세르 지역의 많은 와인 생산자들이 피노 누아 품종을 이용한 레드 와인도 생산합니다. 이 레드 와인들의 경우 가볍고 신맛이 강한(thin and acidic) 특징을 보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상세르의 레드 와인의 품질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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