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아시아에서 성공한 진짜 이유
2014년 8월 8일  |  By:   |  Economy / Business, 경제, 문화, 한국  |  No Comment

강남스타일, e스포츠에서 라면 요리까지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 걸쳐 인기를 끄는 요즘입니다. 필리핀은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있고 프랑스는 K-pop과 한국 영화를 주목합니다. 작년 한국은 대중문화 콘텐츠로 50억 달러를 수출했습니다. 이 규모는 2017년 두 배에 달할 전망입니다.

삼십 여년 전인 1985년만 해도 한국은 유행에 밝은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검열이 음악가에 재갈을 물리고, 거리 공연은 시위 문화라는 이유로 금지되었습니다. 락커나 히피족은 보기 힘들었고 TV 드라마는 촌스럽고 지루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6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계 미국 언론인 유니 홍 씨는 그 경제 성장기를 “부와 가난이 혼재된 고통스럽던 시기”라고 부릅니다. 당시 희한한 풍경을 홍 씨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갑자기 부자가 된 사모님이 수산물 시장에 밍크코트를 입고 나타나는가 하면, 최고 부유층이 사는 아파트에서 곧잘 전기가 끊기곤 했다구요.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출발한 한국 대중문화는 이제 아시아 유행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유니 홍 씨는 스타 연예인, 문화인, 비평가 등을 인터뷰하며 그 비결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펴낸 책 <한국 매력의 탄생>에 답을 썼습니다. 홍 씨는 대중문화가 어느 정도는 기계적으로 제조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류는 20세기 말 제작된 문화 수출 기계의 부산물이었으며, 이후 정부에 의해 육성된 결과물이라는 게 홍 씨의 결론입니다.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는 재벌에 의존하던 한국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 위기 극복을 위해 IT산업과 콘텐츠 산업(영화, 음악, 비디오 게임)을 키웠습니다.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삼성은 디지털 TV와 핸드폰에 주력했습니다. 유니 홍 씨는 외환위기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 한류도 없었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벤처 기업에 세금 혜택과 투자가 이어지며 게임 산업이 성장했습니다. 음악 산업도 정부 도움을 받았습니다. 2005년 정부는 10억 달러를 대중음악 산업에 투자했습니다. 연예기획사는 10대 연습생을 받아 몇 년간 고된 훈련을 시킨 뒤에야 무대에 등장시켰습니다. 이런 노동 문화가 창의력을 제한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동반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약점은 장점으로 변했습니다. 보수주의는 이제 의도적인 전략이 됐습니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일본의 J-pop보다 오히려 K-pop이 세계 시장에 더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국 드라마는 남녀 연애와 가족 관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유니 홍 씨는 한류 전략을 ‘수륙 양용 공격’이라고 표현합니다. 홍 씨는 무대 뒤에서 뛰는 사람들에 관해 얘기합니다. 어떤 공무원은 프랑스 일대에 K-pop 콘서트를 띄우기 위해 플래시몹을 조직했습니다. 이른바 K-drama라는 용어를 처음 탄생시킨 연속극 <사랑이 뭐길래>의 홍콩 진출에 외교전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이 ‘공격’은 성공적이었습니다. 한국 드라마는 필리핀에서 너무 유행해서 리메이크 버전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겨울 연가>는 이라크와 우즈베키스탄에서 대성공했습니다. 이젠 일본이 한국 성공 모델을 배우려 합니다. 최근 일본 정부는 ‘Cool Japan’이라는 대중문화 프로젝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강남스타일’로 유명해진 싸이는 국가 전략으로 나온 게 아닙니다. 유튜브에서 20억 명이 시청한 싸이 뮤직비디오는 한국 중산층 세대의 촌스러움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싸이의 성공은 인위적 전략의 한계를 증명하면서도 한편으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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