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중국의 중국’이 되다
2014년 8월 8일  |  By:   |  경제, 세계  |  No Comment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 있는 신발 공장에서는 아프리카 종업원들을 닦달하는 중국인 감독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처음 석유와 구리 등 원자재를 수탈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진출했던 중국이 이제는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현지 공장 건설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우테크에 집중하던 중국의 임금 경쟁력은 이미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대신 에티오피아, 케냐, 레소토, 르완다, 세네갈, 탄자니아의 공장 직원이 중국의 8천만 제조업 일자리를 담당하기 시작했지요.

장 후아롱씨의 화지안 (Huajian) 에티오피아 신발공장은 1980년대 중국공장을 연상케 합니다. 직원들은 월 4만 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는데 중국 임금의 10% 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숙련노동자를 찾아보기 어렵고, 전기 공급이 불안정하며, 도로사정이 너무 나빠 상품 운반에 6배의 시간이 듭니다. “딱 30년 전 중국이에요.”

장 후아롱 씨는 인민해방군 전역 후 1982년 그의 고향 쟝시 지역에서 세 대의 재봉틀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나인웨스트와 게스에 공급하는 큰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그가 에티오피아 총리의 초청을 받아 처음 이곳에 진출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그는 관료적인 아프리카 정부, 중국의 1/3 수준에 불과한 생산성이 발목을 잡는다고 털어놓습니다. 물류비용이 중국의 4배 수준에 육박하자 화지안에서는 아예 트럭회사를 시작했습니다. 무능한 현지 물류 회사들과 갈등은 줄어들었으나, 안 좋은 도로 사정은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수도에서 30km 떨어진 화지안 공장까지 상품을 운반하는데 2시간이 걸리는데 석유를 실은 트럭, 미니버스, 택시와 함께 염소, 당나귀, 소들이 다니는 도로를 뚫고 달리죠. 비포장 거리도 있고 교통이 막힐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9600만 인구의 80%가 농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에티오피아에서 공장 종업원을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저렴한 노동력, 전기 공급,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합쳐져 에티오피아는 지난해 전년 3.4배 수준인 9억 5300만 달러 해외 직접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중국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화지안의 신발 공장은 3500명 종업원을 고용해월 10만~20만 달러 돈을 벌고 있지요. 형광등 아래서 가죽 신발을 재단하고 꿰매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에티오피아와 중국인 감독자들은 목표 생산치를 화이트보드에 적어놓고 닦달합니다. 달성팀은 현금 보너스를 받지요.

지난 6월 장 후아롱 사장은 주차장에서 공장감독자 200명을 소집했습니다.비효율적인 운영은 각성시키고, 충성심은 강조했지요. 그의 중국어 연설은 에티오피아의 공식 언어인 아랍어와 현지 언어 오로모로 동시에 번역되었습니다. 연설 후에는 중국식으로 정렬하여 화지안 회사의 “대동연합” “다같이 개선” 같은 구호를 외치고, 사가를 드높여 불렀습니다. 중국인 감독자들이 주도하고 에티오피아 감독자들은 몇마디 같이 따라 불렀죠. 장 후아롱은 그래도 에티오피아에서는 그가 원하는 만큼 강력히 일을 추진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여기 문화에서 경영진이 너무 강하게 나오면 문제가 생겨요. 엄격한 수준을 요구하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돌봐주어야해요.”

5명 종업원에 따르면 관리 기준이 엄격하여 일을 잘하면 보상을 받으나 신발을 망가뜨리면 보상해야 한다고 합니다. 24세 타들레크 테숌 씨는 매일 아침 7시 20분 회사에서 제공하는 빵과 차를 마시고 일을 시작합니다. 아침을 끝내고는 회사에서 주는 빵을 먹고 다시 5시 15분까지 일을 하지요. 회사 버스가 근처 도시까지 데려다 주는데 그녀는 이곳에서 동생과 월 18달러에 방을 얻어 살고 있습니다. “이 직업 덕분에 제 방세와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돈을 벌고 있어요. 제 삶이 바뀌었지요.”

화지안은 8년내로 새 공장을 짓고 5만명 직원을 추가 고용하여 사업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장후아롱씨는 주차장 연설이 끝나자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내보내고 중국 감독자만 대상으로 더욱 매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강조하기 위해 빗자루로 연신 그들을 가리키고 핏대를 높이면서요.(Busines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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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지안 공장 풍경 화지안 공장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