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크교도들, 편견을 깨기 위해 나서다
2014년 8월 6일  |  By:   |  문화, 세계  |  No Comment

2012년 위스콘신 주 시크교 사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은 1963년 버밍햄 교회 폭파 사건 이후 최대 규모의 사상자를 낸 미국 내 종교 시설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전 세계 시크교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미국 내 시크교도들은 이 사건을 성찰의 계기로 삼았습니다. 시크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시작한 것이죠.

전국적인 차원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 시크교도 변호 및 교육 기금(Sikh American Legal Defense and Education Fund; SALDEF)’은 스탠포드대학과 공동으로 시크교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조사해 2013년 말 보고서로 펴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50-70만 명의 시크교도들이 살고 있지만, 시크교인을 모습으로 알아볼 수 있는 미국인은 30%에 불과했습니다. 응답자의 절반은 터번을 이슬람교와 연관시켰고, 시크교도의 수염, 터번, 긴 머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SALDEF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30초짜리 홍보 영상을 만드는 등 미국의 일반 대중에게 시크교를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홍보 영상에 등장한 인물은 영화배우이자 디자이너로, 의류 브랜드 갭(GAP) 광고에 등장했다가 인종 혐오 발언의 타겟이 되었던 와리스 알루왈리아(Waris Ahluwalia)입니다. 그는 갭 광고 당시의 경험을 통해, 홍보 활동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터번을 쓴 시크교도들이 법정의 변호사로, 여성 파일럿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대중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차별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FBI도 2015년부터 시크교도, 힌두교도, 아랍인에 대한 증오 범죄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예정입니다. 풀뿌리 운동의 일종인 ‘전미시크교캠페인(National Sikh Campaign)’은 힐러리 클린턴과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전략 자문을 지낸 전문가를 영입해 인식 제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와 TV 등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죠.

미국 내 시크교도 커뮤니티는 무슬림 커뮤니티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시크교도들이 무슬림으로 오해받고 공격 받는 일도 종종 일어났으니까요. 터번을 썼다는 이유로 오사마 빈 라덴과 한 패로 오해받는 것은 무슬림이나 시크교도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FBI 요원 출신 전문가에 따르면,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에 의한 사상자는 다른 집단의 범죄로 인한 사상자보다 훨씬 많습니다. 물론 폭력을 일으키는 백인 우월주의자의 수는 워낙 극소수라 미국 전체에서 일어나는 살인 범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소수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적 범죄를 “증오 범죄”라고 부르면서, 소수 집단이 일으키는 정치적 범죄를 “테러”로 인식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Al Jaze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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