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도의 믿음
2014년 7월 21일  |  By:   |  세계  |  1 comment

신은 아주 바쁜 여름을 보냈나 봅니다. 성지에서는 대량 학살에 소환되었고, 미얀마에서는 불교 스님들의 무슬림 학살에 동원되었고, 1,400년간 지속하여 온 무하마드의 적법한 후계자가 누구냐는 갈등에서는 양쪽 편에 다 서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재밌는 일도 있었죠. 월드컵에서는 현재 교황 프란치스코의 아르헨티나 대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독일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텍사스 주지사 릭 페리까지 신의 시간을 뺏지는 않았습니다. 릭 페리는 2011년 텍사스의 가뭄이 지속하자 “이제 신의 손에 맡길 때가 되었다”며 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는 공식적인 ‘기도의 날’을 선포했지요. 가뭄은 더 심해졌습니다. 그는 “신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며 동성 결혼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미국의 주들은 마음을 바꾸어 이제 50%가 동성결혼에 찬성합니다. 이런 해프닝은 세계에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에 비하면 그래도 새 발의 피입니다. 2014년 신은 사람들에게 서로를 죽이라고 직접 명령했습니다.

세계에 일어나는 모든 전쟁이 종교에 기인한 것은 아닙니다. 1,723개 전쟁을 분석한 “전쟁 백과사전”에 따르면 7%도 안 되는 123개 전쟁만이 종교적 이유로 발발했습니다. 히틀러의 대량학살, 스탈린의 붉은 군대 숙청, 폴 포트의 킬링필드는 신을 끌어들일 필요도 없었죠. 그러나 올해는 수십 가지 해묵은 종교 갈등이 불거져 나와 모두를 낙담하게 하였습니다.

지금 신과 증오의 이름 아래 수니파와 시아파는 서로를 죽이려 합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지하디스트들은 여성의 얼굴과 마음을 감추고 굴속에 가두려고 합니다. 한 명의 신을 믿는 두 다른 종파는 서기 632년 이후 분쟁을 지속해오다 또다시 피로 땅을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16억 무슬림 인구는 대부분 평화로운 사람들이지만,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 갈등에 관해서 만큼은 40%의 수니파가 시아파를 적법한 무슬림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죠. 7세기 이후 지속한 갈등으로 하마스는 텔아비브에 로켓을 발사하였고, 이스라엘인들은 가자 지구 해변에서 공을 차며 놀던 어린이들을 학살했습니다. 나이지리아의 보코 하람은 그들 신의 명령에 따라 학교에 다니는 여고생 250명 납치해 노예로 팔겠다고 했지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 17세기에 일어난 아일랜드의 30년 내전을 들여다보세요. 가톨릭과 신교도의 갈등은 지금 독일 인구의 20%가 죽는 참사를 낳았습니다. ‘폭력적인’ 불교 스님들은 미얀마와 스리랑카의 무슬림 인구를 공격해 200명이 사망하고 15만 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호소했지요. “부처님은 사랑과 자비를 설교했습니다.”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신이 아니라 사람들입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광신도가 될 때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에서, 신은 “in God we trust”라는 문구로 지폐에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헌법에는 등장하지 않죠. 미국의 건국자들은 종교가 당이 되거나, 헌법 위에 군림하지 않도록 확실히 못박았습니다. “기업은 종교적 신념을 위해 직원의 피임 관련 보험을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6월 30일 미국 대법원 판단은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미국이 보호해온 가치에 근본적인 위협을 가져올 겁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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