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 합법화로 나가야
2014년 7월 3일  |  By:   |  세계  |  No Comment

밥 말리가 눈이 멀 때까지 대마를 피우겠다고 노래하던 시절만 해도, 자메이카인들은 체포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대마초를 즐겼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자메이카 정부는 유럽과 남미 일부 국가를 따라 소량 마약 소지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코피 아난 재단의 용역 보고서도 서아프리카공화국이 폭력과 부패 범죄를 줄이려면 소량 마약 소지에 대한 처벌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의 정부 자문단도 최근 사용자들이 오히려 더 해로운 대안을 택하도록 몰아갈 수 있다며, 순한 흥분제의 일종인 ‘캣(khat)’을 불법화하지 말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이 엄청난 희생과 비용에 비해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여러 나라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범죄 조직의 배를 불려주었고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나 개도국에서나, 마약을 법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으로는 마약 사용을 줄일 수 없었죠. 그래서 많은 국가가 가벼운 마약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자메이카,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에서는 마약범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는 대신 수업을 듣게 하거나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식의 가벼운 처벌을 내리고 있죠. 덕분에 수많은 젊은이가 전과자 신세를 면하게 되었고, 마약범의 체포와 구금, 재판에 들어가는 세금도 많이 줄어들었으며, 공권력은 더 위험하고 심각한 범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약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절반의 해결책일 뿐입니다. 마약 공급이 여전히 범죄인 이상, 마약으로 돈을 버는 범죄 조직은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계속해서 경찰을 부패시키고, 경쟁 조직의 조직원들을 살해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마약을 권하겠죠. 마약을 사는 사람이 처벌받지 않아도 그들이 내는 돈은 흘러 흘러 범죄를 저지르는 마피아의 월급이 됩니다.

따라서 가벼운 마약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조치는 마약 합법화로 가는 중간 단계여야 합니다. 자메이카가 지금의 제도로 마약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좌절감을 느낀다면, 대마의 재배부터 유통까지를 완전히 제도화한 우루과이, 미국의 콜로라도 주와 워싱턴 주의 사례를 참고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마약 사업을 폭력적인 사기꾼들의 손에서 빼앗아 세금도 내고,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정해진 사람들에게만 대마를 판매하는 정직한 기업가들에게 넘길 수 있습니다. 나아가 마약 범죄를 단속하던 경찰력과 예산은 더 위험한 범죄자를 잡고 중독자를 치료하는 데 쓸 수 있을 것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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