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남겨진 여성들: 중국에서 성 불평등의 부활
2014년 6월 5일  |  By:   |  Economy / Business  |  No Comment

– 역자 주: 이 글은 Leta Hong Fincher 교수의 신간, “Leftover Women: The Resurgence of Gender Inequality in China”에 대한 서평입니다.

2007년 중국 국영 신화통신의 관계자는 27세까지 미혼 상태로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의견을 적은 사설을 “남겨진 여성에서 탈출 할 수 있는 8가지 간단한 방법 (Eight Simple Moves to Escape the Leftover Women Trap)”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젊은 중국 여성들이 너무 까다로우며 고등 교육과 전문직, 그리고 높은 소득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신문들 역시 비슷한 논조의 사설을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어떤 사설은 이렇게 쓰기도 했습니다. “비극은 젊은 여성들이 그들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자신들이 석사나 박사를 받을 즈음에는 이미 나이가 들어서 누렇게 빛이 바랜 진주와 같아진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 공산당이 여성의 성취를 장려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논조의 기사와 사설들은 놀랍습니다. 마오쩌둥은 중국을 낙후시켰지만 여성의 권익 신장에는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1950년 공산당이 초기에 통과시킨 법안들 중 하나가 바로 혼인법(the Marriage Law)이었습니다. 이 혼인법은 여성에게 많은 권리를 부여했는데, 이 권리들에는 이혼할 권리나 재산권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에서나 현대 중국에서나 여성은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10년을 기준으로 도시 거주 여성의 26%가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두 배 높은 수치입니다. 중국 대학들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몇몇 입학 시험에서 남학생 쿼터제가 신설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권 신장에서 높은 성과를 보인 중국의 모습은 최근 후퇴하고 있는 듯 합니다.

레타 홍 핀셔(Leta Hong Fincher)는 1950년대에 여성의 권익 신장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했던 공산당이 지금에는 오히려 여성들을 전통적인 성역할에 가두려고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노력은 “성공”하는 듯 보입니다. 1990년에 도시에 거주하는 중국 여성의 월급은 남성의 78% 수준이었지만 2010년에 67%로 떨어졌습니다. 도시 여성의 고용률 역시 1990년 77%였던 것이 2010년에는 61%로 감소했습니다. 마오쩌둥 시대에 대부분의 여성은 결혼을 했지만 새로운 세기가 가져온 사회적 자유의 확산은 많은 여성들이, 선택이든 아니든, 싱글로 남아 있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핀셔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이 중국 공산당에게 경고 신호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싱글로 남아 있는 사람이 적을수록 사회가 안정된다고 믿고 가족이 형성이 되어야 소비가 많아지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며, 고등 교육을 받은 유능한 여성들이 결혼을 많이 할수록 “더 나은” 아이들이 태어난다고 믿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부동산 기업들, 온라인 데이팅 웹사이트들과 함께 결혼하지 않고 싱글로 있는 여성들을 줄이기 위해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결혼하지 않고 “남겨지는 것”이야말로 여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법도 여성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2011년 중국 대법원은 1950년 제정된 혼인법을 재해석하면서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재산이 동등하게 분할되는 것이 아니라 재산이 등록된 명의대로 재산을 분할한다고 판결내렸습니다. 핀셔 교수는 대법원의 혼인법 재해석이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중국의 큰 도시에서 결혼한 부부들 가운데 1/3이 이혼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핀셔 교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30% 정도의 결혼한 여성만이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중국 여성들은 공산당이 결혼을 하지 않고 남겨진 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과장함으로써 여성들이 원하지 않은 상대와 결혼을 서두르고 재산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핀셔 교수의 신간은 참신한 연구가 돋보이는 설득력 있는 책이지만 저자가 현상을 과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개발도상국의 여성들에 비하면 중국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여전히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심지어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국가의 여성들과 비교해봐도 중국 여성들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더 나은 지위와 참여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캠페인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중국 사회 내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몇몇 여성들은 중국어로 “남겨진(leftover)”와 비슷하게 발음되지만 실제 뜻은 “크게 성공한(triumphant)”이라는 단어를 자신들을 묘사하는데 사용하면서 자신들이 싱글로 남아 있는 것은 선택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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