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령화 사회 대책으로 이민 문 열까?
2014년 6월 3일  |  By:   |  세계  |  No Comment

2012년 총리 자리로 돌아온 아베 신조의 취임 일성은 오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집행됐고, 일부는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아베 정권은 아직까지 일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안게 되는 문제는 여전히 일본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50년 후 일본의 인구는 현재 1억 2천 7백만 명의 2/3 수준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인구가 줄어든다면 아무리 경기를 살려도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습니다.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출산율을 현재의 1.41에서 2.07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아무리 국가가 아이를 키우는 비용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여성이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려운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출산율을 올리는 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 외에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를 되돌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외국인을 받아들여 일본인을 늘리는 것이죠. 이민의 문을 여는 겁니다. 비슷한 규모의 선진국들 사이에서 일본은 특히나 이민자가 많지 않은 나라입니다. 일본 인구 가운데 외국에서 태어났거나 이민자로 분류할 수 있는 이들은 2%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대부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이나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들이 많죠. 최근 들어 절박한 필요에 따라 조금씩 이민자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합니다. 젊은 중국인들은 일본에 유학을 오기도 하고, 많은 수가 일본 대도시의 크고 작은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자동차 공장의 노동자가 부족해지자, 브라질 이민자들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민자들이 일본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는 데 필요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이웃과 어울리기 힘들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건 더욱 어려운 환경 탓에 브라질에서 온 노동자들은 일본에 남고 싶어도 하나 둘 브라질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베 정권은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우익 내지 극우 성향입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이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때문에 그런 정치 구호를 내세워 왔죠. 그런 아베 정권 산하 부처에서 2015년부터 최소한 이민자 20만 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아베 정권이 이 보고서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자신의 가장 큰 지지기반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주류 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우익 언론들도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처럼 보입니다. 이민자를 배척하거나 이들을 범죄자처럼 묘사하는 구도의 기사들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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