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쇼핑의 성황
2014년 5월 29일  |  By:   |  경영  |  2 Comments

4월 30일 개장한 카타르 공항은 25,000 제곱미터 넓이에 온갖 상점과 식당이 입점했습니다. 2017년 개장할 아부다비의 새 공항은 실내 공원에 사막을 테마로 지중해 식물을 들여놓을 예정이죠. 런던 히드로 공항에는 화덕 피자와 쇼핑 컨시어지도 있습니다. 공항의 주요 수익원이던 공항 이용세가 정부의 규제와 저가항공의 번성으로 점점 돈을 걷기 힘들어지면서 쇼핑몰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습니다. 주류 회사, 화장품 회사, 선글라스 회사는 이제 공항 쇼핑몰이 “제 6의 대륙”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위기도 있었습니다. 1999년 EU 내 항공편에서 면세 혜택이 사라지고 테러, 불황으로 항공편 이용 고객이 줄어들면서 위기를 맞는 듯했죠. 그러나 다시 항공사 고객이 많아지고 중국이 명품 쇼핑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공항 쇼핑은 2009년 12%나 성장했습니다.

고객이 공항 검사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공항의 황금 시간은 시작됩니다.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은 부유한 계층일 뿐 아니라, 공항 내 상점은 고객의 탑승권과 여권 정보로 쇼핑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일반 명품점들과 달리 공항의 상점들은 어떤 고객이 언제 나타날 지도 미리 알고 있습니다. 브랜디를 좋아하는 나이지리아 고객들이 나타날 시간과 수분 크림을 좋아하는 중국인이 나타날 시간도 알죠. 이때부터 “데이터 천국”이 시작됩니다. 상점들은 그 시간에 나타날 고객들 언어로 스피커 방송을 틀고, 각 나라 고객의 취향에 맞춰 상품을 진열합니다. 브라질 여성은 향수를 고를 때 몸에 뿌려보고 중국 여성은 테스터 종이를 쓰는 걸 선호합니다. 고급휴양지 바베이도스행 아침 비행기가 뜨는 시간에는 고급 꼬냑을 전시하고 미국이나 노르웨이행 오후 비행기가 뜨는 시간에는 비교적 저렴한 브랜디를 진열합니다. 공항 상점에는 그렇게 많은 상품을 진열하지 않아도 되고 들어오는 문도 활짝 열려있습니다. 손님들은 편한 옷을 입고 옵니다. 데이터가 많으니 이런 저런 실험을 하기도 좋습니다. 꽃무늬를 수놓은 가방을 파는 Cath Kidston은 영국 밖으로 진출해도 되겠다는 자신을 얻었습니다. 로레알에서는 어느 특정 지역으로 여행하는 고객에게 매출이 증가하면 그 지역에 진출 계획을 짜기 시작합니다.

인기 공항도 바뀝니다. 올해 두바이 공항은 히드로 공항을 넘어 가장 붐비는 공항이 됐습니다. 아시아의 공항들도 인기가 많습니다. 샹하이와 베이징은 귀국행 고객을 위한 면세점을 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운영 체인이 큰 돈을 벌고 있는 건 아닙니다. 사업이 성행함에 따라 공항에서 공항 판매세를 10~15% 크게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한국의 신라나 롯데 면세점은 이제 인천공항에서 큰 돈을 벌기 힘들 겁니다. 이에 따라 면세점 체인도 인수합병으로 정리되는 추세입니다. 상위 5개 면세점 체인의 비중은 2005년 19%에서 2013년 40%까지 올랐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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