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열풍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4년 5월 16일  |  By:   |  경영, 문화  |  4 Comments

맥주의 한 종류인 IPA(Indian Pale Ale)은 라거 이전에 이미 전세계를 지배한 맥주였습니다. 쌉쌀한 풍미의 홉과 알코올의 함량이 높은 IPA 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동인도 회사를 앞세워 먼 인도까지 항해하던 영국인들은 현지의 물 대신 영국에서 가져온 맥주를 마셨는데, 맥주의 변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홉과 알코올 함량이 높은 맥주가 긴 여행에서도 맛을 보전할 수 있었기에 IPA 스타일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죠. 식민지 항해가들 사이에서 인기높던 IPA는 곧 본토에서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원래 존재하던 IPA가 인기를 끈 것인지 이즈음 새롭게 탄생한 것인지는 맥주 역사학자들간에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맥주 시장 지형도 변화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대형 양조장이 대중을 겨냥해 버드와이저, 밀러 등 브랜드 비어를 대량 양산하였고, 라거가 주류 맥주로 자리잡았습니다. 1980년이 되자, 미국에서 다시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맥주 (크래프트 비어: Craft beer)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1970년대에 50개에 불과하던 양조장이 이제는 2500개가 되었고, 다양한 맛의 맥주를 작은 단위로 생산합니다. 소비자 입맛도 까다로워지면서 비싸고 특이한 맥주를 찾습니다. 그리고 크래프트 비어 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맥주가 바로 IPA입니다. 홉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곡물등과 혼합하여 다양한 맛을 시도하기가 쉽기 때문이지요. 홉과 알코올 함량이 높은 맥주는 진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미국의 맥주 장인들이 IPA 에 빠지는 게 당연하다면, 전세계의 맥주 장인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영국에서는 미식가 열풍이 불며 다양한 종류의 IPA 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수제 맥주 열풍이 부는 전세계 선진국 어디서나 상황이 비슷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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