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SNBC와 FOX News를 뒤덮은 단어, “불평등(Inequality)”
2014년 5월 9일  |  By:   |  세계  |  No Comment

옮긴이: 올해 미국 정치의 최대 화두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불평등(Inequality)”일 겁니다. 미국의 진보와 보수를 각각 대표하는 MSNBC와 Fox News 채널을 보고 있으면, 올해 불평등에 대해 부쩍 많이 다루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FiveThirtyEight(538)의 네이트 실버가 LexisNexis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기자가 미리 제작한 ‘통조림’ 리포트보다 패널을 출연시키거나 화상으로 연결해 토론하는 비중이 훨씬 높은 두 케이블 뉴스 채널에서는 미국 사회의 불평등에 관한 언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을 때, 전 세계 경제는 거의 붕괴 직전이었습니다. 경기 침체로 미국 경제 전반에도 불평등이 고조되었을 2008년 한 해 동안 MSNBC 방송에서는 “불평등”이란 단어가 총 몇 번 언급됐을까요? 14번입니다. 1/3이 갓 지난 올해는 어떨까요? 647번입니다. 어림잡아 계산해 봐도 불평등이 언급되는 빈도가 100배 넘게 증가한 셈이죠. 횟수를 셀 때는 한 프로그램 안에서도 그 단어가 언급될 때마다를 한 번으로 칩니다. 말 그대로 광고를 제외한 정규 프로그램에서 지금까지 총 647차례 불평등이란 단어가 쓰인 겁니다.

647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많은 것인지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LexisNexis가 집계하는 MSNBC의 한 주 방송 대본의 총 단어 수는 약 25만 개, 한 시간당 6천 개입니다. 광고 시간을 제외하면 방송시간 한 시간은 약 40분, 즉 분당 150 단어 정도가 방송을 타는 셈입니다. 불평등이란 단어의 빈도를 환산해보면, 시간당 0.87회 등장하는 셈이죠. 2008년에는 거의 한 달에 한 번밖에 등장하지 않았던 단어였다는 걸 생각하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Occupy Wall Street)” 운동이 한창이던 2011년을 기점으로 뉴스에서 다루는 단골 주제가 되었고, 최근 들어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의 주장과 저서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더욱 빈번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불평등에 대해 진보 성향의 MSNBC보다 별 관심이 없을 것 같은 Fox News에서도 이 단어가 부쩍 늘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해봤더니) 시간당 0.57회 불평등이란 단어가 등장했는데, 지난해 0.08회에 그쳤던 데 비하면 큰 폭의 상승입니다. 오히려 정치적 성향에 있어서 중도로 분류되는 CNN은 불평등에 대해 시간당 0.14회 언급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신 CNN을 주름잡은 단어는 “370편”,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비행기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난지 두 달여 만에 총 13,348 차례나 등장했습니다. 사실상 온 채널이 이 사건 하나로 도배됐다시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FiveThirty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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