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의 미래
2014년 4월 25일  |  By:   |  과학  |  4 Comments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석탄채굴기업 피바디(Peabody)는 몇몇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석탄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전망했습니다. 채굴과 선적, 연소의 용이성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매장량까지 고려하면 석탄보다 경쟁력이 높은 에너지원을 쉽게 찾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더군다나, 새로운 정치적 모험을 시도하지 않아도 된다는 석탄의 장점은 정치인들에 분명 큰 매력으로 비춰지고 있죠. 높은 경제 성장을 위해 석탄과 같이 저렴한 에너지원을 찾는 신흥시장의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마냥 희망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불편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석탄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인데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석탄은 연소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중으로 배출합니다. 뿐만 아니라, 광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큰 문제죠. 석탄이 연소될 때 배출되는 그을음과 아황산가스는 폐질환을 유발하고 건물을 부식시키기도 합니다. 연소시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원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훨씬 많은 사상자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석탄의 미래를 어둡게 바라 볼 수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석탄이 가진 높은 가격경쟁력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정치인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입니다. 환경오염처럼 가난 역시 사람을 죽게 만듭니다. 정치인들은 저성장 기조가 그들의 정치 수명을 단축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죠. 실제로 지난 20~30년간 석탄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에 대해 많은 비판과 논의들이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규제 조치는 여전히 요원하다는 사실은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붐, 재생에너지로의 체제 변화 등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많은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FEIA(Federal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와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040년에도 석탄의 사용 비중이 30%이상(현재는 40%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예측합니다. 선진국에서의 석탄 사용 비중은 주춤하고 있지만, 인도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의 수요가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셰일가스 붐으로 인해 하락한 석탄 가격은 석탄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실제로, 탈석탄화 과정을 겪고 있는 선진국들에서조차 최근 들어 석탄의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죠. 독일에서는 석탄발전의 생산단가가 가스 발전의 ½수준까지 떨어지자 석탄발전의 비중을 다시 높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로 재생에너지원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던 일본 정부는 얼마전 발표된 에너지 계획에서 석탄으로의 회귀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환경 오염과 같은 석탄의 부작용에 대해 징벌적 세금이나 관세가 부과되거나, 보다 까다로운 규제활동이 전개된다면 이러한 전망에도 수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상승하는 모든 생산 비용은 정부나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테지요. 결국, 미래에도 석탄은 여전히 더러운 에너지원으로 남을 것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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