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사태로 유럽의 에너지 안보마저 흔들리나
2014년 3월 5일  |  By:   |  과학  |  No Comment

크림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적대적인 대치 상황으로,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도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현재 유럽대륙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의 ¼을 공급하고 있고, 그 중 1/3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관통하는 수송 라인을 통해서 유럽의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두 국가간의 분쟁이 더욱 심화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유럽연합국들의 에너지 수급 상황 역시 크게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유럽대륙은 이미 2009년에 비슷한 에너지 위기 상황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국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목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관통하는 가스 수송 라인을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고, 그 결과 많은 동유럽 국가들은 심각한 에너지 수급 부족 현상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많은 유럽연합국들이 작금의 러-우 사태를 불안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같은 맥락 상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에너지 전문가들은, 러-우 사태가 유럽대륙의 에너지 안보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2009년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국들은 그 동안 2009년의 쓰라린 경험을 교훈삼아 에너지 안보를 위해 많은 안전장치들을 설계해왔습니다. 러시아가 아닌 제3국과 에너지 생산공급 협약을 맺고 에너지 기반시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보다 안정적인 공급 활로를 개척해온 것이죠. 따라서, 2009년처럼 수송 라인이 폐쇄되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할지라도 유럽경제에 미칠 실질적인 여파는 훨씬 미약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정말 이러한 일련의 안전장치들이 에너지 위기 상황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 것일까요?

다행스럽게도, 네 그렇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현재 많은 유럽 연합 국가들이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비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년보다 온화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지난 겨울 유럽 대륙은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비축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유럽대륙은 지금 당장 공급이 끊긴다 할지라도 수개월을 버텨낼 수 있을 만큼 상당한 공급 조절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유럽연합국들이 2009년에 비해 훨씬 다양한 에너지 공급 경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에너지 위기를 겪은 뒤, 유럽연합국들은 우크라이나를 우회해서 통과하는 천연 가스 수송 라인을 건설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알제리와 노르웨이까지 공급경로를 다각화하는데 성공했죠. 따라서, 유럽연합국들은 작금의 러-우 사태로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 수송 라인이 폐쇄된다 할지라도 대체 라인을 통해서 언제든지 부족량을 충당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는 러시아 정부가 천연가스 수출로 통해 얻고 있는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스스로 포기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연합국들의 소비자들에게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댓가로 러시아는 하루에 1억달러(약 1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 총 경제 생산량의 3%에 이를만큼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따라서, 러시아 스스로 이러한 수익원을 포기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근거들이 유럽연합국들의 에너지 안보가 러-우 사태와 완전히 격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 설치된 많은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러-우 사태로 인하여 천연가스 가격이 10.3%나 급등할 정도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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