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에 존재하는 엄청난 양의 오일 샌드(oil sands), 축복인가 재앙인가?
2014년 2월 18일  |  By:   |  과학  |  No Comment

북미대륙이 세계 석유 시장에서 또 하나의 사우디 아라비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일 샌드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그동안 광대한 규모의 생산능력을 무기로 세계 석유 시장을 쥐락펴락 해왔던 사우디아라비아 만큼이나 엄청난 양의 원유가 북미 지역에서 생산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진원지는 바로 캐나다입니다.

타르 샌드(tar sands)라고도 불리는 오일 샌드는 휘발 성분이 없어진 원유성분이 모래와 섞여 끈적끈적한 아스팔트 상태로 지표에 존재하는 모래층입니다. 열탕 처리 기법 등 일련의 추출과정을 통해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숲 속의 검은 황금인 것이죠. 이 오일 샌드는, 경제성과 안정적인 기술력만 보장된다면, 미국을 포함한 북미 대륙의 에너지 자립을 돕고 세계 에너지 시장의 무게추를 북미 대륙으로 옮겨올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이 캐나다의 알베르타(Alberta) 지역과 베네수엘라에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일 샌드가 주도하는 북미 대륙에서의 오일붐(oil boom)은 분명 엄청난 경제적 번영을 약속합니다. 중산층 이상의 삶을 보장하는 높은 연봉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이들의 소비활동은 지역경제의 원동력이 되며, 개인과 기업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은 정부의 세입 증가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국가적으로는, 출렁이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영향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또한 점점 나빠져 가는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한결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오일 샌드의 경제적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일 샌드를 이용한 원유 생산은 대대적인 환경파괴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미를 오롯이 간직하던 대초원 지대는 시커먼 연기와 불길을 내뿜는 원유정으로 가득차고 있고, 매년 6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지구 온난화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원유 수송 파이프라인이 터지면서 2만 베럴의 원유가 주변의 호밀 농장을 덮치는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건설될 오일 샌드 원유 생산 기지가 수증기 압입법을 사용할 것이며 총 생산량 또한 2030년까지 현재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 많은 온실 가스의 배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오일 샌드로 인하여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도 문제입니다.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과 함께,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을 확대하는데 이바지 해왔던 원유의 가격 상승 압박이 오일 샌드로 인해 누그러지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 대한 유인이 크게 희석될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밝힌 원유파이프 유출 사고의 피해자 패티 젠슨(Patty Jenson)은 3대째 이어져 내려오던 호밀 경작 사업을 그만두고, 얼마 전부터 1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원유 생산 기지로 출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젠슨은 현재의 생활과 임금수준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점점 황폐하게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에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오일샌드는 과연 이 땅의 축복이 될 수 있을까요?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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